美 FTC "소비자 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형 가격' 위법 소지 있다" 경고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구매 성향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기업들에 대해 위법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FTC는 이틀전 19일(수) 발표한 집행정책 초안에서, 소비자들에 대한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온라인 검색 습관이나 구매 이력 등 개인의 지불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요소에 따라 달라지지 않고 모든 고객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FTC는 성명에서 "예를 들어 소비자가 소매 매장에 들어갈 때, 진열대에 붙은 가격이 같은 시간 같은 매장에서 쇼핑하는 다른 소비자에게 제시되는 가격과 같을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소비자가 소매업체 웹사이트의 상품 페이지에 접속했을 때도, 그 페이지를 보는 다른 누구에게나 동일한 가격이 표시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소매업체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분석해 다른 소비자와 비교한 지불 의사 수준에 따라 다르게 책정한 가격을 보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FTC는 개별 소비자에 맞춰 가격을 조정하면서도 이를 고지하지 않는 기업은 소비자를 오도하는 행위이며, 연방법이 금지하는 기만적 관행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앤드루 퍼거슨 FTC 위원장은 이번 성명에서, FTC가 "개인 맞춤형 가격 책정" 관행 자체를 전면 금지할 권한은 없지만, "개인정보가 가격 책정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소비자에게 고지하지 않는" 기업을 제재할 권한은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FTC법은 시장에서의 불공정 또는 기만적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누가 피해를 보나

소비자는 가상사설망(VPN)이나 프라이빗 브라우저 등을 이용해 자신의 쇼핑 습관 정보가 수집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관련 지식이 부족한 소비자들은 가격책정 알고리즘을 통해 다른 사람보다 더 비싼 가격을 청구하는 판매자를 피하는 방법을 모를 가능성이 크다.

FTC는 기업들이 개인 맞춤형 가격 책정을 고지할 때, 소비자가 보는 가격이 과거 쇼핑 습관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정한 개인의 지불 의사에 따라 책정된 것임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FTC는 위법 소지가 있는 개인 맞춤형 가격 책정 사례로 다음과 같은 예시를 제시했다.

  • 한 식료품점이 배달 고객의 가구에 자녀가 여러 명 있다는 정보를 근거로 우유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하는 경우
  • 한 호텔이 투숙객이 장례식 참석 등 필수적인 목적으로 여행 중이라고 판단해 더 높은 요금을 부과하는 경우
  • 한 승차공유 업체가 이용자가 의료 응급상황에 처했다고 볼 수 있는 데이터를 근거로 병원행 요금을 더 높게 책정하는 경우

소비자 단체들은 이번 FTC의 조치를 지지하고 있다. 컨슈머 리포트의 그레이스 게디 수석 정책분석가는 CBS뉴스와 인터뷰에서 "FTC가 이 초당적 사안을 다루는 것은 고무적"이라며 "기업이 온라인 검색 내용, 소득 수준, 가구 구성, 거주 지역 등을 안다는 이유로 식료품이나 기타 필수품에 더 많은 돈을 내야 하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FTC의 이번 제안이 시행되더라도, 소비자가 직접 기업의 정책을 꼼꼼히 확인해야 하는 부담은 여전히 남는다. 그레이스 게디 수석 정책분석가는 "궁극적으로 온라인 쇼핑 중 더 높은 가격을 청구당하지 않으려고 각 상품의 세세한 고지 내용을 읽는 것은 소비자의 책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가격 테스트 사례들

2025년 5월 컨슈머 리포트는 크로거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이 식료품 업체가 소득, 가족 구성, 학력, 성별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 개별 소비자의 프로필을 구축해온 사실을 확인했다.

2025년 12월에는 컨슈머 리포트가 그라운드워크 콜라보러티브, 모어 퍼펙트 유니언과 함께 온라인 식료품 배송 서비스 인스타카트의 가격 책정 관행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같은 매장에서 같은 시간에 동일한 상품을 구매해도 소비자마다 가격이 다르게 책정된 사실이 드러났으며, 가격 차이는 최대 23%에 달해 가구당 연간 1200달러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인스타카트는 해당 가격 테스트 프로그램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대중들도 이미 FTC의 이번 제안에 의견을 내고 있으며, 대체로 기업이 개인 프로필을 근거로 특정 소비자에게서 더 많은 돈을 뽑아내려는 행위에 책임을 묻는 것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소비자 세라 버델은 FTC에 제출한 공개 의견에서 "이런 관행은 투명한 가격 책정을 데이터 기반의 은밀한 구매자 차별로 대체함으로써 공정한 시장을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는 자신이 공정한 가격을 받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상거래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며 "이런 관행을 파악하고 피할 시간, 기술적 지식, 자원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더 큰 부담을 지게 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소비자 마이클 데르하머는 공개 의견에서 "대중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고 공정하게 책정된 가격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개인정보의 사용은 가격 책정 목적으로 제한되어야 하며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