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헤지펀드 시타델(Citadel)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켄 그리핀 CEO가 현재 인공지능(AI) 시장이 거품(버블) 상태에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AI가 결국 기업가들에게 황금기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함께 내놓았다.
"거의 확실히 버블 한가운데 있다"
켄 그리핀은 투자자들이 현재 AI 버블의 한가운데에 "거의 확실히" 있다고 말하며, 많은 기업들이 AI에 얼마나 투자해야 할지, 그리고 AI가 경제를 어떻게 바꿀지 여전히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제(10월 20일) 뉴욕에서 열린 시타델의 연례 '글로벌 시장의 미래 컨퍼런스(Future of Global Markets Conference)'에서 이같이 밝혔다.
"경제의 급격한 전환은 일반적으로 버블과 맞물려 있다"고 켄 그리핀은 말했다. 또한 미국 기업들이 AI 모델에서 가치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매우 들쭉날쭉하다고도 지적했다.
AI 청구서에 갸우뚱하는 기업들
켄 그리핀은 앤트로픽(Anthropic), 오픈AI(OpenAI) 등 AI 공급업체에서 날아오는 청구서를 기업들이 꼼꼼히 따져보고 있다고 설명하며, 많은 기업들이 AI에 투자한 비용 대비 수익(ROI)의 불확실한 회수 시기와 씨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켄 그리핀은 이번 발언에서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임박 문제도 언급했다. 앞서 월 스트리트 저널은 10월 20일 앤트로픽이 향후 수년간 추가 컴퓨팅 파워 확보에 최대 7,500억 달러를 지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2026년 AI 관련 미국 데이터 센터 투자 규모는 5,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버블이어도, AI는 진짜다"
켄 그리핀 CEO의 이번 발언은 경고임과 동시에 AI에 대한 신뢰의 표명이기도 했다.
그는 시타델 내부에서 AI 도구를 활용한 결과, 특정 고급 금융 리서치에 걸리던 시간이 기존 6~8주에서 2~3시간으로 단축됐다고 밝혔다. 또한 AI가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춰 창업가들에게 새로운 황금기를 열어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초 AI 기술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발언의 톤은 한층 긍정적으로 바뀐 것이다. 실제로 켄 그리핀은 올해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AI를 "쓰레기"라고 혹평했다가, 5월에는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강연에서 "처음으로 AI가 진짜가 됐다"고 입장을 바꿔서 화제가 됐다.
다른 억만장자들도 같은 경고
켄 그리핀만이 아니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업자 레이 달리오(Ray Dalio)도 지난 6월 AI 시장이 결국 터질 버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AI 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은 최근 몇 주 사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AI 기술에 필요한 막대한 초기 자본 지출이 실제 수익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기까지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켄 그리핀의 순자산은 포브스 기준 약 566억 달러(약 79조 원)로 추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