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하원이 어제(9월15일) 이란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권한 결의안을 가결했다. 올해(2026년) 들어 세 번째다. 결의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군사작전을 계속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제 밤 표결은 찬성 220표, 반대 204표로 통과됐다. 지난 여름 두 차례 표결과 비슷한 구도였는데, 이번에는 민주당 의원들 전원에 더해 공화당 의원들의 이탈표가 소폭 늘었다. 공화당 하원의원 7명이 찬성했으며, 이 중 3명은 처음으로 찬성표를 던졌다.

공화당 소속 잭 넌 하원의원(아이오와)은 "협상의 창이 닫힌 이상 지속적인 전투 작전에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며 "또 다른 끝없는 전쟁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하원 외교위원장인 공화당 브라이언 매스트 하원의원(플로리다)은 이란이 여전히 위협인 상황에서 민주당이 역내 어떤 군사 자산을 철수시키려는 것인지 반문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영원한 전쟁"에 반대하며 수십 년간 이어진 이란의 적대 행위를 끝내려는 것이라면서 "그들은 미국에 대한 지속적인 위협이다. 이제 충분하다"고 말했다.

대통령 거부권에 막혀… 중간선거 전 마지막 표결

지금까지 통과된 결의안 가운데 대통령 책상에 오른 것은 없으며, 설령 오르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이번 표결은 11월 중간선거 전 이란 전쟁과 관련한 하원의 마지막 표결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의원들은 이번 주말 지역구로 돌아가 선거운동에 전념할 예정이다. 의회 권력의 향방을 가를 선거까지는 50일도 채 남지 않았으며, 민주당은 공화당으로부터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려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월 28일 개시한 이란 전쟁은 약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양측이 간헐적으로 치명적인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으며 역내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해외 전쟁은 선거 캠페인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CBO "전쟁 비용 380억 달러, 물가 0.5%p 끌어올려"

초당파 기구인 의회예산국(CBO)이 어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6개월간의 전쟁 비용은 380억 달러(약 53조 원)에 달했으며 매달 30억 달러씩 늘어날 전망이다. 전쟁은 2027년 1분기 물가상승률을 0.5%포인트 높일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전쟁이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고 미국의 탄약 비축분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당시 미국을 해외 전쟁에 끌어들이지 않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어, 이란 군사행동은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에 정치적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 7월 AP-NORC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 대다수가 이란 전쟁이 치를 만한 가치가 없었다고 답했다.

의회의 거듭된 제동 시도

의회는 이란 전쟁의 방향을 바꾸려 거듭 시도해 왔지만, 대통령이 거부권으로 막아설 수 있는 한 성공 가능성은 낮다. 하원은 6월과 7월에도 전쟁권한 결의안을 각각 가결했다. 상원도 열 번째 시도 끝에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비공개 오찬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질타하자 이튿날 곧바로 입장을 번복했다.

미국 헌법은 의회에 전쟁 선포 권한을, 대통령에게는 군 통수권자로서 일정한 군사행동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베트남전 이후 제정된 전쟁권한법은 대통령의 권한에 시한을 두어, 60일 또는 90일을 넘는 지속적 군사행동에는 의회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