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 IMF가 인공지능(AI) 관련 주가 급락이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파급될 경우 세계 금융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조정의 여파는 전 세계적”
IMF는 연 2회 발간하는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GFSR)에서 AI 기업들의 과도하게 높은 밸류에이션과 급증하는 부채를 금융 시스템의 리스크가 "고조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아타나시오스 밤바키디스 IMF 통화·자본 부서 부국장은 보고서 발표 자리에서 이렇게 경고했다.
"전 세계의 미국 자산, 특히 AI 관련 자산에 대한 노출 수준이 역사상 최고치에 달해 있습니다. 지금은 자산 효과를 통해 글로벌 경제를 떠받치고 있지만, 시장 조정이 일어날 경우 광범위한 파장이 올 수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AI 주가 급락을 금융 안정을 위협하는 3대 핵심 리스크 중 하나로 지목했으며, 나머지 둘은 정부 차입 비용 급등과 대규모 사이버 공격 위협이다. IMF는 이 세 가지 요인을 "금융 여건의 급격한 긴축과 시장 혼란을 촉발할 수 있는 단기적 현실 리스크"로 규정했다.
'매그니피센트 7', S&P 500의 35% 차지
IMF 보고서는 대형 AI·빅테크 기업들의 상호연결성과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과도한 차입에 주목했다.
알파벳·아마존·애플·메타·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테슬라로 구성된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은 현재 미국 S&P 500 지수에서 3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10년 전 12%였던 것과 비교하면 세 배 가까이 불어난 수치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 합계는 최근 2년간 50% 이상 증가했다.
IMF는 AI 투자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레버리지 확대, 집중된 익스포저, 순환 금융 구조로 인해 AI 관련 자산 가격 조정이 증폭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투자가 급감하고, 주식시장 조정이 촉발되며, 금융 여건이 빡빡해져 전 세계로 파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 규모만큼 경제적 이익 없을 수도"
IMF는 특히 아마존 웹서비스(AWS), 구글, 메타, 오라클 등 AI 인프라(데이터센터 등)를 구축하는 이른바 '하이퍼 스케일러' 기업들이 AI 성공적 보급에 현재와 같은 대규모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증가하는 증거"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AI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실제로 반도체 대기업 브로드컴의 최고경영자가 많은 AI 투자자들을 '카지노 도박꾼'에 비유한 발언이 전해지면서 어제(10월12일) 반도체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CXMT가 새로운 칩 아키텍처 개발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보도도 한국 기술주에 악영향을 미쳤다.
레버리지·순환 금융 구조가 위기 증폭 뇌관
IMF는 현재 AI 호황을 떠받치는 과도한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시장 급락 시 충격을 배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는 ▲기업 자체 부채 급증 ▲헤지펀드의 AI 섹터 투자 ▲개인 투자자들의 차입을 통한 AI 주식 투기 등 세 가지 경로를 지목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른바 순환 금융 문제다. 자금력이 강한 AI 기업이 취약한 파트너 기업과 연계된 거래 구조가 주가 조정 시 충격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IMF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하이퍼 스케일러와 '취약한 AI 기업들' 사이에서 3,000억 달러(약 415조 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으며, 여기에 6,500억 달러의 부채와 1조 4,000억 달러의 미래 금융 약정이 맞물려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시아 시장 가장 취약, 유럽은 상대적 방어적
지역별 취약성과 관련해, IMF는 미국 외에 아시아 시장이 AI 충격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으며, 영국과 유로존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국적에 관계없이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