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미국 재무장관에게 재정 적자 축소를 위한 구체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하며, 성장에만 기댄 부채 해법은 충분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성장만으론 충분히 빠르게 해결 안 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오늘(10월14일) 방콕에서 열린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패널 토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성장이 물론 도움이 되지만, 필요한 재정 조정을 충분히 빠르게 이뤄낼 수는 없습니다. 일부 재정 조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베센트 장관도 연방 재정 적자와 국가 부채가 "너무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재정 균형 개선과 부채 감축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당국이 부채 문제 해결을 "강한 경제 성장"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센트 “3% 성장이면 충분히 빠져나올 수 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트럼프 행정부는 AI 인프라 확장, 제조업 리쇼어링(국내 복귀), 소비자 감세 등을 통한 탄탄한 경제 성장을 미국 재정 건전화의 핵심 수단으로 강조해왔다.

베센트 장관은 지난달(9월) “3% 성장이면 우리는 이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3% 이상의 지속적 성장과 지출 억제를 결합하면 부채 비율을 낮추고 GDP 대비 부채 곡선을 꺾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미국 국가 부채, 상상조차 못하던 한계선 돌파

미국 연방 부채는 한때 상상도 할 수 없었던 GDP 대비 100% 선을 이미 넘어섰으며, 공공 부채 총액은 천문학적인 규모인 40조 달러(약 5경 5,000조 원)를 돌파하며 제2차 세계대전 직후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궤도에 올라 있다.

미국 정부는 1990년대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잠시 균형 재정을 달성한 이후 수십 년간 세수보다 많은 지출을 지속해왔다. 최근에는 이 속도가 더욱 가팔라졌다. 트럼프 1기 감세, 2020년 코로나 구호 패키지, 바이든 행정부의 2021년 1조 9,000억 달러 경기부양책이 차례로 재정 부담을 키웠다.

이러한 정부 지출은 경기침체를 막는 데 기여했지만, 동시에 현재까지도 미국 가계와 기업을 짓누르는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국채 금리 2002년 이후 최고…10년물 5.2%

미국 국채 시장은 올해(2026년) 내내 고전하며 수익률이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에너지 비용 급등과 AI 투자 폭증으로 차입 비용이 높게 유지될 것이라는 시장의 판단 때문이다. 오늘 14일 기준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5.2% 수준으로, 2002년 이후 최고치 근방에서 맴돌고 있다.

IMF 전망: 2031년 美 부채 GDP의 142%

지난 9월 30일 마감된 2026 회계연도의 정부 재정 통계는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으나, 적자 규모는 GDP 대비 6%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5 회계연도의 5.8%보다 높은 수치다.

미국외교협회(CFR) 선임 연구원 벤 스테일은 9월 25일 보고서에서 이렇게 경고했다.

"정부가 연간 GDP의 6%에 해당하는 재정 적자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늘 하루만도 부채가 70억 달러 늘어납니다. 그리고 매일 반복됩니다."

IMF는 이번 10월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미국의 2026년과 2027년 성장률을 각각 **2.3%**로 전망했으며, 미국의 총 정부 부채는 2031년까지 GDP 대비 **142%**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전 세계 공공 부채가 이번 10년이 끝나기 전 GDP 대비 100%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각국 정부가 성장에만 기대지 말고 적자를 통제하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중기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미요한 분위기 속에서 스캇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번 주 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