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나 이직을 준비하는 미주 한인들 사이에서 “이력서를 수십 군데 보내도 연락 한 번 받기 어렵다”는 하소연이 늘고 있다.

온라인 대화방 "레딧"에는 심지어 이력서를 수백장을 보내도 감감 무소식이라는 하소연으로 넘쳐나고 있다 .

세계 최대 구직 플랫폼 중 하나인 인디드(Indeed)의 히사유키 이데코바 CEO는 최근 포츈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미국의 채용 시스템이 ‘악순환’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채용 공고는 줄어든 반면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지원자는 크게 늘면서, 경력과 자격을 갖춘 구직자도 수십 곳에서 많게는 수백 곳에 지원하고도 답변을 받지 못하는 일이 흔해지고 있다.

실제로 2022년부터 2025년 사이 채용 공고 한 건당 지원서 수는 111% 증가한 반면, 채용 담당자 수는 56% 감소했다.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AI를 이용해 작성한 이력서와 커버레터가 대량으로 접수되는 데다 가짜 구직자까지 등장하면서 실제로 적합한 지원자를 가려내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이데코바 CEO는 “1,000개의 지원서를 받았는데 1,000명이 모두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뭔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넘쳐나는 지원서를 처리하기 위해 인공 지능을 활용해 지원자를 선별하고 있다. 반대로 구직자들도 인공 지능을 이용해 이력서를 채용 공고에 맞게 수정하고 커버레터를 작성한다.

결국 기업은 인공지능으로 지원자를 걸러내고, 구직자는 인공 지능을 이용해 그 관문을 통과하려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채용 소프트웨어 업체 그린하우스의 대니얼 차이트 CEO는 이를 ‘AI 파멸의 악순환(AI doom loop)’이라고 표현하며 “모두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를 사용하지만 결과적으로 전체 시스템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어 이력서 작성과 미국식 채용 과정에 익숙하지 않은 일부 한인 이민자 구직자들에게는 이 같은 변화가 또 하나의 취업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달라진 채용 환경에 대한 대비가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