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장에 아이스커피 들고 가면 불합격? 미국서 '커피 논쟁' 불붙어

채용 담당자 "성의 없어 보여" vs 지원자 "내 하루는 내 것"… 세대 간 인식 차이도 드러나

아이스커피 한 잔이 취업의 당락을 가를 수 있을까. 미국에서 구직자가 취업 면접 자리에 음료를 들고 들어가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를 두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면접이 오늘 할 일 중 하나처럼 보여"

논쟁의 불씨를 당긴 건 플로리다주에서 활동하는 기업 채용 담당자 케이틀린 웨니아이넨(Caitlin Wehniainen)이었다. 포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16년간 채용 업무를 담당해온 그는 최근 틱톡(TikTok)에 올린 영상에서 면접장에 아이스커피를 들고 오는 Z세대 지원자들에 대한 솔직한 시각을 밝혔다.

"아이스커피나 아이스 라떼를 손에 들고 나타나면, 채용 담당자 입장에서는 이 면접이 오늘 처리해야 할 심부름 중 하나처럼 보입니다. 타깃(마트)에 들르고, 스타벅스에 들렀다가, 다음 일정으로 넘어가기 전에 잠깐 면접에 들른 것처럼 보이는 거죠."

그는 "너무 가볍고 캐주얼해 보인다"며 "커피는 면접 전이나 후에 마시면 된다. 아이스커피를 손에 들고 태연하게 면접장에 들어오는 건 미리 마실 시간도 없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은 1만 7,000개 이상의 '좋아요'와 5,000개가 넘는 댓글을 받으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누리꾼 반응은 엇갈려

댓글란에는 공감과 반박이 동시에 쏟아졌다.

"얼음이 달그락거리고 컵 표면에 물이 맺히는 아이스 음료를 면접장에 들고 오는 건 정말 무례한 것 같다"며 공감하는 반응도 있었고, "그 세대는 프로다움이 무엇인지를 잃어버린 것 같다"는 날 선 지적도 나왔다.

반면 반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면접도 제 하루 일과 중 하나일 뿐이에요. 하루 전체가 30분짜리 면접을 위해 돌아가야 하나요?"라고 반문하는 이도 있었고, "음료 들고 왔다고 문제 삼는 회사라면 애초에 다니고 싶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다른 채용 담당자라고 밝힌 한 남성은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아이스커피를 들고 일찍, 혹은 정시에 도착했다면 오히려 시간 관리를 잘한다는 증거 아닌가요?"

일부 누리꾼은 웨니아이넨이 포천 500대 기업 채용을 주로 담당한다는 점을 들어 "대기업 면접은 격식을 더 차리는 분위기일 수 있지만, 모든 곳이 그렇진 않다"고 현실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에티켓 전문가 "인식이 전부다… 만전을 기하는 게 낫다"

국가 공인 에티켓 전문가이자 '텍사스 프로토콜 스쿨' 원장인 다이앤 갓스먼(Diane Gottsman)은 "어떤 사람에게 괜찮아 보이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인식이 전부"라며 "가급적 신중하게 행동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아이스커피를 들고 들어오는 것은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고, 분위기에 맞지 않는 편안함과 가벼움을 드러내는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그는 또한 이 문제가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어느 한 세대만을 지적하는 게 아닙니다. 모든 연령대의 구직자들이 비슷한 에티켓 실수를 저지릅니다."

커피 말고도 주의해야 할 것들

갓스먼은 면접장에서 피해야 할 다른 실수들도 짚었다. 스마트폰을 테이블 위에 화면이 보이도록 올려두거나, 면접 중에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는 행동은 특히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뉴욕의 한 면접관은 이런 경험을 털어놨다. "한 지원자가 회의실 테이블 위에 휴대폰을 화면이 위로 가도록 올려두더니, 면접 중에 계속 문자를 확인했습니다. 심지어 제가 말하는 도중에 답장을 보내기까지 했어요." 면접은 조기에 종료됐고, 그 지원자는 채용되지 않았다.

그 밖에도 강한 향수 사용, 머리 위에 선글라스 올리기, 껌 씹기 등도 피해야 할 행동으로 꼽혔다. 반대로 면접관이 먼저 음료를 권한다면 받아도 무방하며, 가방에서 생수를 꺼내 마실 때는 양해를 구하는 것이 예의라고 조언했다.

면접은 '쌍방향 평가'

갓스먼과 웨니아이넨은 한 가지 점에서 의견이 일치했다. 면접은 회사가 지원자를 평가하는 자리인 동시에, 지원자도 회사를 평가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갓스먼은 "음료를 들고 왔다는 이유로 지원자를 탈락시키는 회사라면, 그 문화가 나와 맞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며 이렇게 마무리했다.

"면접이 끝난 후, 잘 마쳤다는 스스로에 대한 보상으로 그때 가서 좋아하는 아이스커피를 마시는 건 어떨까요?"

이번 논쟁은 Z세대의 면접 예절을 둘러싼 논란 중 하나로, 미국에서는 이미 '부모를 면접에 동반하는 Z세대'에 대한 논쟁이 먼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