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당첨금이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사람들은 이미 머릿속으로 그 돈을 다 써버리기 시작한다.

집을 사고, 차를 사고, 가족을 돕고, 모든 빚을 청산하고, 다시는 돈 걱정 없이 살겠다는 상상이다.

꽤나 근사한 꿈이다.

최근 파워볼(Powerball) 잭팟 추정 규모가 10억 달러에 달하면서, 당첨 번호를 맞혔을 때의 삶을 상상해볼 이유는 충분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긴 쇼핑 목록을 마음속에 그려놓았을 법하지만, 억만장자 사업가 마크 큐반(Mark Cuban)은 이와는 사뭇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억만장자 큐반의 조언은 간단하다. "속도를 늦추라"는 것이다.

마크 큐반은 갑작스럽게 큰돈을 손에 쥐는 것이 어떤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다. 그는 1999년 브로드캐스트닷컴(Broadcast.com)을 야후(Yahoo)에 57억 달러 규모의 주식으로 매각하며 부를 쌓았다. 이후 그는 ABC 방송의 '샤크 탱크(Shark Tank)'에서 스타 투자자로 얼굴을 알렸다.

그런 그가 과거 파워볼 당첨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건넨 조언은 귀 기울일 만하다.

가장 먼저 할 일: 세무 변호사부터 선임하라

지난 2016년 파워볼 잭팟이 16억 달러에 육박했을 당시, 큐반은 댈러스 모닝 뉴스(The Dallas Morning News)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조언을 공유했다.

그가 가장 먼저 꼽은 조언은 간단했다. 세무 변호사를 고용하라는 것이다.

개인 쇼핑 도우미도 아니고, 재무 전문가도 아니며, 갑자기 "정말 괜찮은 투자 기회"가 있다고 접근하는 친구도 아니다.

세무 변호사가 가장 먼저다.

마크 큐반은 당첨금을 어떤 방식으로 수령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확고한 견해를 밝혔다.

일시불로 받지 말라는 것이다.

마크 큐반은 "일시불로 받지 마라. 한꺼번에 다 날려버리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첨금을 약 30년에 걸쳐 나눠 받는 연금(annuity) 방식을 선호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거액의 현금이 한꺼번에 계좌에 들어오면, 주변 사람들 모두가 갑자기 그 돈을 쓸 이유를 찾게 되면서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복권 당첨이 곧 투자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 부분이 큐반 조언 중 가장 흥미로운 대목일 수 있다.

그는 복권에 당첨됐다고 해서 갑자기 투자를 시작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마크 큐반은 "복권에 당첨된다고 해서 갑자기 똑똑한 투자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투자하지 마라"고 말했다.

사업과 투자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의 입에서 나온 말치고는 다소 낯설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이 핵심이다.

복권에 당첨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마크 큐반은 당첨자가 그냥 돈을 은행에 넣어두고 편안하게 살면서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5억 달러만 있어도 이미 인생을 몇 번이고 바꿀 수 있는 금액인데, 이를 굳이 7억 달러로 불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마크 큐반의 표현을 빌리면, 당첨자는 "돈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기에 훨씬 더 편히 잠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다음엔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한다

돈 그 자체보다 더 큰 변화는 따로 있을 수 있다.

바로 걸려오는 전화들이다.

마크 큐반은 친구와 친척들이 돈을 요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의 조언은, 다소 불편한 대화를 감수하더라도 거절하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당첨자가 누구도 도와서는 안 된다는 뜻은 아니다. 그는 진심으로 가까운 사람을 돕고 싶다면, 먼저 회계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기본 원칙은, 단지 요청했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에게 100만 달러나 10만 달러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사촌이 갑자기 나타나 사업 아이디어를 내놓는다고 해서, 그것을 재정적 비상 상황처럼 취급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돈은 도움이 되지만, 그 자체가 행복은 아니다

마크 큐반은 흥분이 가라앉은 뒤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어제 행복하지 않았다면, 내일도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그건 그냥 돈일 뿐, 행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다.

큐반은 "어제 행복했다면, 내일은 훨씬 더 행복해질 것이다. 그것이 돈이다. 청구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면 삶은 한결 수월해진다"고 덧붙였다.

이 구분이야말로 그의 조언 중 가장 와닿는 부분일 것이다. 수십억 달러의 잭팟은 많은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인생의 나머지 모든 것이 갑자기 술술 풀린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 원칙 하나: 친절하라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는 2016년 이후 마크 큐반에게 복권 당첨자를 위한 추가 조언이 있는지 후속 취재를 진행했다.

마크 큐반은 한 가지를 더 덧붙였다.

"친절하게 대하세요. 못된 억만장자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

일리 있는 말이다.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골치 아픈 일들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거기에 "동네 사람들 모두가 그 억만장자를 싫어한다"는 상황까지 더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마크 큐반의 복권 당첨 대응법은 지나칠 정도로 단순하다. 세무 조언을 받을 것, 지급 방식을 신중히 고민할 것, 이미 몇 생애를 감당할 만한 돈으로 투자자 흉내를 내지 말 것, 친구와 가족에게 선을 그을 것, 그리고 부자가 됐다고 해서 굳이 재수 없는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기억할 것.

운 좋게 당첨 복권을 손에 쥔 사람이라면, 차와 집을 비롯한 즐거운 소비를 누릴 시간은 앞으로도 충분히 있을 것이다.

다만 마크 큐반의 말처럼, 그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돈을 망치지 않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