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2026년) 1월부터 미국 저소득층 의료보험 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Medicaid)의 수급 조건이 크게 강화된다. 그런데 수백만 명의 수급자들이 새 규정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월 80시간 활동 증명해야 수급 유지
2027년 1월 1일부터 특정 성인 수급자는 메디케이드를 유지하기 위해 매달 최소 80시간의 근로, 교육, 지역사회 봉사 또는 기타 적격 활동에 참여했음을 증명해야 한다.
의료용품 기업 에어로플로우 헬스(Aeroflow Health)가 의뢰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메디케이드 수급자 중 63%는 새 요건이 시행될 예정임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44%는 이를 입증하는 데 필요한 서류를 제출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답했으며, 46%는 이 변경 사항에 대한 사전 안내를 전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메디케이드는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공동으로 재원을 부담하는 저소득층 의료보험 프로그램으로, 수백만 명의 미국인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누가 영향을 받나?
새로운 요건은 메디케이드 확대(Medicaid Expansion) 대상자나 일부 시범 프로그램 수급자 중 19~64세 비임산부 성인으로서 메디케어(Medicare)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적용된다.
80시간 요건을 충족하는 방법은 다음을 통해 조합해서 달성할 수 있다.
- 취업 또는 취업 프로그램 참여
- 지역사회 봉사 활동
- 반일제 이상의 교육 프로그램 수강
면제 대상으로는 임산부 및 산후 여성, 장애인 또는 의학적으로 허약한 자, 14세 미만 자녀나 장애인을 돌보는 부모 및 보호자, 그리고 아메리카 원주민 등이 포함된다.
"인지와 준비는 다른 문제"
전문가들은 실제 활동 시간 충족 여부보다 서류 행정 절차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에어로플로우 헬스의 케이시 하이트(Casey Hite) CEO는 "요건을 실제로 충족하거나 면제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신고 절차가 복잡해 메디케이드 혜택을 잃어서는 안 된다"며 "인지와 준비는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테네시-마틴 대학교의 금융 리터러시 강사 알렉스 비니(Alex Beene)도 "메디케이드 개편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수급자들이 시행 후에야 비로소 몰랐던 추가 요건을 알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시간 신고 방식이나 적격 활동 기준을 잘못 이해해 혜택을 잃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9i 캐피털 그룹의 케빈 톰슨(Kevin Thompson) CEO는 “6개월마다 월 80시간 활동을 의무적으로 추적·보고해야 한다는 점에서 행정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대 820만 명 수급 박탈 우려
수급 자격을 잃게 될 인원 규모도 논란이다.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MS)는 2027년 약 230만 명, 그 이후 매년 약 320만 명이 메디케이드 수급권을 잃을 것으로 예상했다. 요건 미충족뿐 아니라 서류 미비 등 행정적 장벽으로 인한 탈락도 포함된 수치다.
의료 정책 전문기관 마나트 헬스(Manatt Health)는 이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제시했다. 2027~2034 회계연도 기간 동안 연평균 약 820만 명이 메디케이드 혜택을 잃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료 접근성 위협
이미 수급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은 현실화되고 있다. 설문에 따르면 53%는 수급 불안 때문에 이미 의료 서비스를 미루거나 변경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89%는 메디케이드를 잃을 경우 의료 서비스나 의료용품 조달에 지장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메메트 오즈(Mehmet Oz)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총괄 청장은 이번 개편이 "시스템의 낭비와 남용을 근절하기 위한 조치"라는 행정부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새 메디케이드 요건은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수급자들은 각 주 메디케이드 기관에 문의하거나 medicaid.gov에서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