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자신이 이끄는 두 거대 기업,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의 최신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재무 분석가들과의 통화 중 "합병이 좋은 생각이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말했다. 다만 합병 성사를 단정할 수 없으며 주주들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양사 내에 이미 합병 검토를 위한 특별위원회가 구성됐다"면서도 "특별위원회들이 아직 거래 조건에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합의가 이뤄진다는 보장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합병에는 충분한 명분이 있고 얻을 것도 많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역사상 최대 규모 합병될 수도

현재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약 1조 5,000억 달러(약 2,100조 원), 스페이스X는 약 2조 달러(약 2,800조 원)로 평가되고 있어, 두 회사가 합쳐진다면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합병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우주 발사체와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스타쉴드(Star Shield) 사업을 통해 미국 정부를 비롯한 각국 정부에 보안 위성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있다. 스타링크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30억 달러에서 52억 달러로 급증했으며, 스페이스X 전체로는 3분기 매출이 75억 달러에 달해 전년 동기(8억 1,300만 달러) 대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지뢰밭에서 탭댄스 추는 격"

머스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두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겸직하고 있어 스스로를 "이해충돌 당사자"라고 밝혔으며, 이번 합병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지뢰밭에서 탭댄스를 추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이 때문에 그는 양사의 특별위원회 어느 쪽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합병이 성사되려면 최소 테슬라 주주의 50%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머스크는 이를 "달성하기 꽤 높은 장벽"이라고 평가했다.

사업 시너지가 합병의 핵심 배경

일론 머스크는 칩(반도체),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두 회사가 함께하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합병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앤트로픽(Anthropic),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에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며 AI 인프라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앞서 올해 초 스페이스X는 상장 전 머스크가 보유한 xAI와 소셜 플랫폼 X(구 트위터)를 인수한 바 있으며, 최근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반도체 생산 프로젝트 테라팹(Terafab)을 출범시킨 것도 두 회사의 통합 행보를 예고하는 신호로 읽힌다.

일론 머스크의 이같은 발언 이후 스페이스X 주가는 장외거래에서 8% 상승했고, 테슬라 주가도 2% 올랐다. 테슬라는 오늘910월21일) 수요일 자체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올해(2026년) 9개월 누적 매출이 270억 달러(전년 동기 137억 달러)로 급증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직 적자(누적 손실 11억 달러)를 기록 중이다. 다만 가장 최근 분기에는 44억 달러의 흑자를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