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해킹 사건에 자신들이 개입했다는 미국 FBI의 발표를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김여정 "터무니없는 수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이자 핵심 권력 실세인 김여정 부부장은 오늘(11월3일) 화요일 성명을 통해 FBI의 발표를 "진부한 도발"이자 "터무니없는 언사"라고 일축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미국이 국제적으로 대규모 '사이버 범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무조건 조선과 연결 짓는 방식으로 국제사회에 조선에 대한 오해를 퍼뜨리려 시도해왔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미국이 우리 국가에 대해 지속적으로 자행하는 다양한 도발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FBI "북한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 소행"

앞서 지난주 금요일(10월30일), 바이낸스는 해커들이 63억 달러(약 8조 7,000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탈취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해킹 사건으로 기록됐다. FBI는 이번 공격이 지난해 바이빗 거래소에서 15억 달러를 훔친 것과 동일한 북한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한국 외교부도 어제(11월2일) 월요일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이 글로벌 디지털 경제에 대한 위협을 점점 더 키우고 있다"며 미국 및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북한 소행인지 아직 몰라"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마러라고 별장에서 열린 핼러윈 파티 도중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FBI 발표와 다소 온도 차가 있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걱정하지 않는다. 파악 중이다. 북한인지 아직 모른다"고 말하면서도 수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전문가들 "외화 조달 창구된 사이버 범죄"

북한은 자국의 사이버 공격 관여를 대체로 부인해왔지만, 외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갈수록 암호화폐 탈취와 불법 사이버 활동을 외화 조달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강도 높은 대북 제재 속에서 경제를 지탱하고 핵 프로그램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2022년 12월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 해커들이 5년간 약 1조 5,000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을 탈취한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은 2013년 한국 금융기관 서버 마비 공격, 2014년 소니픽처스 해킹, 2017년 워너크라이(WannaCry) 랜섬웨어 공격 등 굵직한 사이버 공격에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기 도발과 외교 신호 사이

이번 해킹 사건은 북한이 미사일 도발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는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북한은 화요일 전략순항미사일용 신형 집속탄두 시험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외교 복원 의지를 밝힌 이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여정은 성명 말미에 "대단히 불쾌한 미국의 적대적 태도와 관련해 다양한 측면에서 재고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고 강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