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안보부(DHS)가 27일 북마리아나 제도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던 ‘경제 활성화 및 안보 여행 허가 프로그램’(EVS-TAP) 중단을 발표했다. 출산관광과 인신매매 의혹 등이 제기된 가운데 중국 국민이 제도를 악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사전 심사를 거친 중국인이 미국 비자 없이 북마리아나를 최대 14일간 방문하도록 허용해 왔으며, 2025 회계연도에는 3000명 이상이 이를 통해 입국했다. 기존 허가는 10월 30일부터 취소되지만, 이미 현지에 체류 중인 중국인은 허가받은 체류 기간을 마칠 수 있다.

국토안보부는 중단 배경으로 미군 기지 인근의 간첩 행위와 정보 수집, 북마리아나에서 괌으로의 무단 이동, 출산관광을 제시했다. 중국 관련 기업과 연관된 범죄 활동과 자금 세탁 사례도 이유로 들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결정이 마이크 리 상원의원(공화·유타) 등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지난 4월 보낸 서한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 의원은 소셜미디어에서 이 프로그램을 바이든 행정부 시절 중국인의 출산관광을 허용한 허점으로 지적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중단 조치를 환영했다.

최근 몇 년간 연방 검찰은 북마리아나의 수도 사이판에서 배를 타고 괌으로 밀입국한 혐의로 여러 중국인을 기소했으며, 괌 군사기지 근처에서 발견된 사람들과 관련된 사건도 있었다. 최근 밀입국 사건의 법원 기록에는 중국인들이 더 높은 임금과 일자리를 찾아 괌행 배편에 수천 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연관된 사이판의 임페리얼 퍼시픽 카지노도 자금 세탁과 노동 착취, 인신매매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중국은 2009년경부터 안보상의 이유로 괌을 포함한 광범위한 비자 면제 프로그램에서 제외됐지만, 북마리아나는 경제 지원을 위한 특별 조치에 따라 예외로 남아 있었다.

SCMP는 이번 중단으로 중국인 관광객에 크게 의존했던 관광산업이 침체하는 등 경제적 여파가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팬데믹 이전 중국인은 전체 관광객의 약 40% 이상을 차지했고 2019년에는 약 18만5000명이 방문했지만, 지난해에는 전체 관광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7%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