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 발표 앞두고 의외로 저렴해진 밸류에이션…주가엔 오히려 부담될까
엔비디아(NVDA)의 주가수익비율(P/E)이 눈에 띄게 낮아진 상태다.
엔비디아의 12개월 선행 P/E 배수는 AI 열풍이 본격화되며 주가와 실적 성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2024년 8월 이후 꾸준히 하락해왔다. 이런 하락세는 견조한 실적이 잇따랐음에도 불구하고 올해(2026년) 들어 오히려 더 가팔라졌다.
현재 엔비디아의 선행 P/E는 24배 수준으로, S&P 500 지수의 21배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엔비디아가 미국 기업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수치다.
엔비디아 주가는 오늘(8월25일) 화요일 장 전 거래에서 1% 상승했다.
많은 이들이 사실상 '저평가'라고 부를 만한 이런 밸류에이션은 대체 어떻게 나온 것일까.
몇 가지 요인이 눈에 띈다.
먼저, 일반적으로 슈퍼 사이클 초기에는 투자자들이 향후 실적과 현금흐름에 대한 투기적 기대를 바탕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실제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실현된 이익을 내기 시작하면서, 투기적 기대가 점차 실제 실적으로 전환되고 있다.
간단히 말해, 지금의 몸집을 가진 엔비디아가 투자자들을 다시 놀라게 하고 투기적 수준의 P/E를 지불하도록 만들기는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 다른 시각에서 보면,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치고는 다소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엔비디아는 점점 더 '성숙한 기술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두 번째 요인으로는, 최근 몇 년간 엔비디아 주가가 크게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클라우드 자본지출 소화 여부, 지정학적 무역정책, 공급망 병목 등 잠재적 순환적 리스크를 고려해 장기 성장성을 자연스럽게 할인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8월 24일 종가 기준 208.48달러로 전일 대비 6.24달러(2.91%) 하락했으며, 장 전 거래에서는 210.40달러로 1.92달러(0.92%) 올랐다.
이처럼 엔비디아의 밸류에이션에는 지난 3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해온 기업에 대한 여러 정당한 우려가 반영돼 있는 셈이다.
JP모건의 할런 서 애널리스트는 내일(8월26일) 수요일로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어제(8월24일) 월요일 낸 보고서에서 "한 걸음 물러나서 보면, 단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웃돈다고 해서 이것이 주가에 뚜렷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지난 4개 분기 동안 매출 가이던스는 평균적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4% 웃돌았지만, 이후 7~30일 동안 주가는 오히려 평균 3~5%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엔비디아가 이런 '저평가' 이미지를 벗어던지려면, 주가가 다시 더 높은 투기적 선행 P/E를 정당화할 만한 수준으로 재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할런 서 애널리스트는 이런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는 몇 가지 경로를 제시했다.
첫째, AI 컴퓨팅 시장에서 경쟁사들의 잠식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가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경우다. 그는 "대체 컴퓨팅 플랫폼들이 전체 유효시장(TAM)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는 서사는 엔비디아 주가에 지속적인 역풍으로 작용해왔으며, 향후 몇 년간 예정된 대규모 프로그램 확대를 감안하면 이런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그럼에도 경영진은 플랫폼의 유연성과 세대별 토큰당 비용의 실질적 절감 효과를 고객 채택 및 시장점유율 유지를 이끄는 강력한 동력으로 강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할런 서 애널리스트는 이어 "이런 요인들을 감안할 때 엔비디아가 AI 컴퓨팅 시장에서 계속 선두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향후 몇 년에 걸쳐 GPU와 ASIC·XPU의 AI 컴퓨팅 TAM 내 점유율이 점차 균형에 가까워질 것으로도 예상한다"고 밝혔다.
둘째, 최근 발표된 인프라 자금조달 계약이 장기적으로 가져올 이익이다. 할런 서 애널리스트는 "이미 기저 수요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경영진은 이런 조치들을 인프라 확충 노력으로 규정할 가능성이 크며, 엔비디아는 제한적인 자산 담보 지원과 제3자 자본을 활용해 전력, 데이터센터, 자금조달 관련 병목현상을 해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셋째, 정체됐던 엔비디아의 중국 사업 전망이 개선되는 경우다. 할런 서 애널리스트는 "오래전 승인됐지만 시작이 더뎠던 H200 GPU의 중국 출하가 최근 초기 고객 인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보도를 감안하면, 10월 분기 가이던스(및 그 이후 전망치)에 유의미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10만 대 출하당 약 30억 달러의 추가 매출로 환산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