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CEO 젠슨 황과 저녁 식사하면 "다음 날 주가가 두 배"
한국의 SK그룹, LG그룹 회장들과 함께한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래리 엘리슨·일론 머스크와 함께한 노부(Nobu)에서의 방어회, TSMC 창업자 모리스 창과 함께한 마파두부와 위스키까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세계 각지에서 어디서 저녁을 먹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 그의 화려한 저녁 식사 자리를 추적하는 블로그까지 존재할 정도다. 하지만 진짜 흥미로운 지점은 그가 '누구와' 저녁을 먹느냐라고 젠슨 황 CEO는 어제(8월26일) 수요일 엔비디아의 깜짝 놀랄 만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말했다.
젠슨 황 CEO는 어제 실적 발표에서 엔비디아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4% 넘게 급등한 가운데 "제가 저녁을 어디서, 누구와 먹는지 알아내는 것이 가장 재미있는 일 중 하나"라며 "그러면 다음 날 그 사람 회사의 주가가 두 배가 된다"고 말했다.
이는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가 엔비디아의 고객 수요 충족 능력을 제약하는 요인들의 순위를 매겨달라고 요청하면서 나온 발언이다. 이날 엔비디아는 내년 회계연도 매출이 70% 성장할 것이라는 놀라운 전망치를 내놨는데,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인 44%를 크게 웃도는 수치였다. 그럼에도 젠슨 황 CEO와 콜레트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가총액 5조 달러에 달하는 이 반도체 기업이 여전히 심각한 공급 제약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해당 애널리스트는 데이터센터 전력, 서버 랙 공급, 메모리 가격, 파운드리 웨이퍼 확보 등 성장을 제약할 수 있는 요인들의 순위를 매겨달라고 요청했다.
젠슨 황 CEO는 농담조로 "재미있는 대답을 할 수도 있지만, 하지 않기로 하겠다"며 "결국 우리의 공급망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모든 업체가 정말 전력을 다해 가동 중이고 새로운 생산능력도 계속 추가되고 있다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강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젠슨 황 CEO는 어제 컨퍼런스콜에서 엔비디아가 현재 고객사들의 수요 중 70%에 해당하는 물량만 공급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실제 수요는 "그보다 훨씬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회사가 고객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지만, 더 많은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려면 공급망 전체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기술 대기업은 수요일 시장을 놀라게 한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962억 달러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인 922억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엔비디아는 또한 내년 매출이 7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기존 모델 전망치보다 매출이 1000억 달러 이상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잠정 전망치가 나오자 주가는 4% 넘게 급등했다.
방어회 한 접시
젠슨 황 CEO는 식당 이름이나 함께 식사한 사람, 공급업체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가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외식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사진기자들은 그가 현지 음식을 맛보고, 종업원에게 팁을 건네고, 그가 식사하는 식당이나 야시장 밖에서 사람들과 사진을 찍는 모습을 여러 차례 포착했다.
2024년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은 자신과 스페이스X CEO 일론 머스크가 팰로앨토의 노부에서 황 CEO에게 저녁을 대접하며 GPU를 더 달라고 "애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엘리슨은 2024년 당시를 회상하며 "그날 저녁은 오라클—즉 나와 일론이 젠슨에게 GPU를 구걸하는 자리였다고 표현하고 싶다"며 "'제발 우리 돈을 받아달라. 제발 우리 돈을 받아달라. 참, 저녁값은 내가 냈다. 아니, 아니, 더 받아달라. 우리 돈을 더 받아주셔야 한다'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엘리슨은 그 전략이 통했다고 말했다.
이후 황 CEO는 타이베이, 홍콩, 베이징, 서울 등지의 식당에 잇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6월에는 '젠슨 잇츠(Jensen Eats)' 블로그가 그가 한국을 방문해 이름을 번역하면 "야, 형, 나야!" 정도가 되는 고깃집을 찾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과 식사했다.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기술 창업자 댄 류에 따르면, 이들은 깻잎에 싸 먹는 구운 고기, 이른바 '쌈'을 먹었다. 류는 LG의 구광모 회장이 일행 중 가장 젊어서 직접 삼겹살을 구웠다고 적었다.
이 회동 소식이 전해지기 전 구광모 회장이 젠슨 황 CEO를 만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LG 주가는 30% 급등했고, LG 계열사들의 상장 종목 주가도 17~29%씩 동반 상승했다.
이런 '후광 효과'는 젠슨 황 CEO가 어디서 밥을 먹는지에 따라 다른 업종에까지 번지기도 한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함께 치킨과 맥주를 즐겼는데, 이후 육계 가공업체 체리부로의 주가가 올랐고, 프라이드치킨 업체 교촌에프앤비, 치킨 조리 로봇업체 뉴로메카의 주가도 함께 상승했다.
고객 수요 충족과 관련해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가 매일 조금씩 새로운 생산능력이 추가되는 상황에서 가능한 한 투명하게 상황을 공개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오늘 저녁 어디서 식사할 예정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