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의 불운은 라이벌에게 기회라는 말이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다. 삼성이 애플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를 둘러싼 이른바 '크랙게이트(Crackgate)' 논란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아이폰 듀오, 출시 직후 '크랙게이트' 직격탄
아이폰 듀오 출시 직후 일부 소비자들이 힌지 부위를 따라 내부 화면이 깨진다는 신고를 잇달아 올리며 논란이 불거졌다. 대부분의 파손은 힌지 라인을 따라 발생했으며, 화면 한쪽에 밝은 픽셀 선이 생기는 증상이 나타났다.
한 사용자는 "친구에게 보여주려고 펼치던 중 힌지 근처에서 무언가 걸리는 느낌이 들더니 '딱' 소리와 함께 힌지 라인을 따라 화면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미국 사용자는 "초기 설정조차 끝내기 전에 화면이 깨졌다"고 전했다.
유튜버 큐리어스하기(CuriousHagi)의 분해 영상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의 힌지는 기어 형태의 중앙 힌지와 두 가지 유형의 연결 힌지로 구성된 고도로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으며, 이 복잡성이 파손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힌지 중앙 연결부의 얇은 부분이 취약 지점에서 부러진 것이 확인됐다.
2,000달러(약 275만 원)짜리 고가 폰의 화면이 깨진다는 소식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제조 결함, 설계 오류 등 다양한 원인이 거론됐다. 일부에서는 AI로 생성한 파손 이미지를 올려 논란을 부추기기도 했다. 애플은 파손 사례를 인정하고 해당 기기 교체를 약속했다.
삼성 캐나다·말레이시아, 발 빠른 밈 마케팅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것이 바로 삼성이다. 삼성은 오래전부터 애플의 결정과 제품을 조롱하는 마케팅으로 유명한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삼성 캐나다는 인스타그램에 아이폰 듀오의 상징이 된 힌지 픽셀 결함 이미지를 모티브로 한 월페이퍼 시리즈를 게시하며, "삼성에게 폴더블 스마트폰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슬쩍 끼워 넣었다.
삼성 말레이시아는 한발 더 나아가 갤럭시 Z 폴드 8이 여섯 번 접히자마자 화면이 깨지는
영상을 게시했다. 초기 레딧 제보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6번 접으면 깨진다'는 내용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물론 실제로 화면이 깨진 것이 아니라 월페이퍼로 연출한 장면이었지만, 그 풍자적 메시지는 충분히 강렬했다.
갤럭시 노트 7 악몽을 기억하라
물론 삼성도 마냥 웃고만 있을 처지는 아니다. 갤럭시 노트 7의 폭발·발화 사건이라는 전례가 있는 만큼, 언제 자신들이 비슷한 처지에 놓일지 모른다. 지금은 전 세계 마케팅팀이 애플의 폴더블 첫 도전 실패를 즐기는 분위기지만, '크랙게이트'가 실제 대규모 결함으로 번졌던 아이폰 6 '벤드게이트'와 같은 수준의 스캔들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도 있다. 피해 기기 수 자체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듀오 사용자라면 2,000달러짜리 기기인 만큼 힌지 부위의 먼지 유입에 특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