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명의 미국 사회보장 수급자들에게 내년(2027년)은 희소식과 악소식이 공존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희소식은 2027년 사회보장 지급액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는 것이고, 악소식은 이 인상분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과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결과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고령층과 은퇴자들은 2026년에 잃어버린 구매력을 겨우 만회하기 위해 이른바 '트럼프 범프(Trump Bump)'를 받게 되는 셈이다.
인플레이션이 만들어낸 '트럼프 범프'
1970년대 중반 이후 미국 사회보장국(SSA)은 매년 자동으로 생계비 조정(COLA·Cost-of-Living Adjustment)을 시행해 왔다. SSA는 "COLA의 목적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사회보장 및 생활보조소득(SSI) 혜택의 구매력이 잠식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COLA는 전년도 3분기부터 당해 연도 3분기까지의 도시 임금 근로자 및 사무직 근로자 소비자물가지수(CPI-W) 상승률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예를 들어 2026년 COLA 2.8%는 2024년 3분기부터 2025년 3분기까지의 실제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수치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 거의 모든 교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무역 전쟁을 벌인 데다, 2026년 2월부터는 이란과의 분쟁이 단속적으로 이어지면서 물가를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독립적인 사회보장·메디케어 정책 분석가 메리 존슨은 CNBC를 통해 2027년 COLA가 **4.7%**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25년간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참고로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2년과 2023년의 COLA는 각각 5.9%, 8.7%였다.
다만 공식 발표까지는 아직 몇 달이 남아 있어 변수가 존재한다. 메리 존슨 분석가는 "특히 휘발유 가격 데이터가 계속 들어오고 있어, 4.7%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밝혔다.
사회보장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는 법
사회보장은 미국인의 노후 재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트랜스아메리카 은퇴연구센터에 따르면 은퇴자의 91%가 사회보장을 소득원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53%는 이를 주된 소득원으로 꼽고 있다.
혜택을 최대화하는 방법으로는 수령 시기 연기가 대표적이다. 완전 은퇴 연령에 도달한 후 수령을 미룰 경우, 70세까지 매년 8%씩 지급액이 늘어난다. 인플레이션이 구매력을 갉아먹는 상황에서 한 푼이라도 더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스스로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는 법
COLA 혜택을 받는 수급자와 달리, 아직 은퇴 전인 근로자들에게는 이런 자동 보호 장치가 없다. 2026년 8월 기준 임금 상승률은 연 4.1%에 불과해(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물가 상승을 따라잡기 벅찬 수준이다.
금(金)에 투자하기
금 IRA(개인 은퇴 계좌)를 통해 금과 귀금속 실물에 투자하면 세제 혜택을 누리면서도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하다.
부동산으로 헤지하기
부동산은 임대 수입이라는 현금 흐름까지 더해지는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다. 최근에는 소액(100달러부터)으로도 임대용·휴가용 주택에 지분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이 등장해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다.
비상금 따로 챙기기
은퇴 후에는 예상치 못한 지출에 대비한 비상금이 더욱 중요하다. 보스턴칼리지 은퇴연구센터에 따르면 은퇴자의 연간 비계획 지출은 소득의 약 10%에 달한다. 재정 전문가 수지 오먼은 은퇴자들에게 8개월~1년치 생활비를 현금으로 보유할 것을 권고한다. 고수익 예금 계좌(하이일드 세이빙스 어카운트)를 활용하면 유동성을 유지하면서도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
투자 선택과 세금 문제를 혼자 해결하기란 쉽지 않다. 노후 자산이 25만 달러(약 3억 5,000만 원) 이상이라면 재정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인출 전략, 세금 최소화, 장기 지속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려면 전문적인 계획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2027년 사회보장 인상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그 배경에 있는 인플레이션은 모든 미국인의 실질 구매력을 위협하고 있다. COLA에만 의존하기보다는 금·부동산·비상금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한 종합적인 자산 관리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