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라이드, 테슬라 세미 500대 도입… 역대 최대 규모 전기트럭 주문

스웨덴 화물운송기업 아인라이드(Einride)가 테슬라 세미(Tesla Semi) 500대를 미국 도로에 투입한다. 이는 지금까지 공개된 테슬라 전기트럭 관련 계약 중 최대 규모다.

이번 계약으로 아인라이드가 현재 운영 중인 전기트럭 대수는 약 250대에서 약 750대로 늘어난다. 첫 인도는 다음 달 9월에 시작되며, 나머지 물량은 24개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아인라이드(나스닥: ENRD)는 어제(8월18일) 상반기 실적 발표와 함께 이번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대상 지역은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저지, 일리노이, 조지아 등 5개 주다. 명시된 고객사는 아마존(Amazon)이며, 모든 트럭은 아인라이드의 경로 배정·충전시간 관리 소프트웨어 플랫폼 '사가(Saga)'를 통해 운영된다.

지금까지 발표된 테슬라 세미 관련 계약 중 이보다 규모가 큰 것은 없다. 지난 5월 왓EV(WattEV)가 캘리포니아 항만 단거리 운송용으로 테슬라 세미 370대를 주문하며 당시까지 최대 기록을 세운 바 있는데, 아인라이드가 이번에 130대 차이로 그 기록을 넘어섰다.

루즈베 찰리(Roozbeh Charli) 아인라이드 CEO는 "이번 도입은 우리가 고객들이 요구하는 규모로 실행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사례"라고 말했다.

댄 프리스틀리(Dan Priestley) 테슬라 세미 부문 디렉터는 원론적인 홍보성 답변을 내놨다. 그는 "전기 대형트럭은 디젤트럭 대비 연료비 절감, 정비비 감소, 가동률 향상을 통해 마일당 비용을 낮춰준다"고 말했다.

트럭 대금 1억 4500만 달러, 보유 현금은 7700만 달러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지난 4월 테슬라 세미 대량생산 라인에서 첫 번째 차량이 출고됐을 당시 공개된 가격 기준에 따르면, 테슬라는 주행거리 500마일(약 805km)의 롱레인지 세미 가격을 약 29만 달러, 스탠더드 레인지 버전은 약 26만 달러로 책정하고 있다. 500대 규모라면 하드웨어 비용만 대략 1억 3000만~1억 4500만 달러에 달하는 셈이다.

반면 아인라이드는 6월 말 기준 보유 현금이 7억 4800만 스웨덴크로나(SEK), 약 7700만 달러에 그친다.

보도자료는 이 자금 격차에 대해 단 한 문장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번 도입이 "제3자 금융 조달 방식을 통해 전액 조달된다"는 것이다. 대출 기관명도, 구체적인 조건도 공개되지 않았으며, 해당 트럭들이 아인라이드의 대차대조표에 자산으로 계상되는지 여부조차 명시되지 않았다.

이것이 반드시 위험 신호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대형(Class 8) 트럭에 대한 자산금융(asset financing)은 이미 성숙하고 익숙한 방식의 사업 구조이며, 아인라이드의 사업 모델 자체가 화주(貨主)들이 직접 자본 위험을 지지 않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9자리 숫자(억 달러 단위)에 달하는 계약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출처가 명시되지 않은 문장 한 줄뿐이라는 점은 다소 눈에 띈다.

8억 달러라는 헤드라인 수치 역시 같은 맥락에서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인라이드는 이번 계약을 "공동사업계획(joint business plans)에 따른 잠재적 장기 연간 반복매출(ARR) 약 8억 달러"를 실제 화물 운송 능력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이 정확히 같은 8억 달러라는 수치는 아인라이드의 상반기 보고서에서도 아직 전환되지 않은 공동사업계획상의 잠재적 ARR로 이미 언급된 바 있다. 즉 확정된 수주 물량이 아니라 향후 잠재 매출 파이프라인이라는 의미다.

참고로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를 살펴보면, 아인라이드는 2026년 상반기 매출 2700만 달러를 기록해 고정환율 기준 26% 증가했으나, 조정 EBITDA는 마이너스 3억 6300만 스웨덴크로나(SEK)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