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마저 안정적인 취업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경영대학원 지원자가 급감하고 있다. 그러나 하버드와 스탠퍼드 등 최상위권 MBA 프로그램 졸업생들은 여전히 높은 취업률과 연봉을 기록해 대학원 간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춘이 2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경영대학원 입학 지원 건수는 올해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이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큰 감소폭으로,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던 지원 추세가 급격히 반전된 것이다.
과거에는 취업시장이 악화하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학비를 투자하고도 원하는 직장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젊은 세대가 대학원 진학 자체를 재고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의 확산이 취업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경영대학원 졸업생들이 선호하는 금융, 컨설팅, 기술 분야에서도 AI가 업무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명문 MBA의 가치는 여전히 건재하다.
하버드, 스탠퍼드,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MIT 슬론, 컬럼비아, 시카고대 부스,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등 미국 최상위 7개 경영대학원인 이른바 'M7' 졸업생들은 여전히 강력한 취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대학의 2025년 졸업생 가운데 취업을 희망한 학생의 약 90%가 채용 제안을 받았으며, 취업한 졸업생들의 기본연봉 중간값은 학교별로 최소 17만5,000달러에 달했다.
지원자 감소폭에서도 명문대와 일반 대학의 격차가 나타났다. 합격률이 40% 미만인 상위권 MBA 프로그램의 지원 건수는 9%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합격률이 85%를 넘는 프로그램에서는 21%나 줄었다.
명문 MBA 프로그램은 높은 연봉뿐 아니라 대기업 채용 네트워크, 강력한 동문 인맥, 경력 전환 기회 등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일부 최상위 프로그램의 총교육비는 30만 달러를 넘을 수 있어 졸업 후 소득과 학자금 대출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미국 MBA 진학을 고려하는 한인 유학생들에게는 비자 문제도 중요한 변수다. 실제로 미국 경영대학원에 대한 해외 지원 건수는 올해 38% 감소했다. 취업시장 불확실성에 더해 미국의 이민·비자 정책 변화가 외국인 학생들의 진학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