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9월9일) 밤 공화당 전당대회를 통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지키면 미국의 모든 성인에게 1인당 5000달러를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를 두고 오늘(9월10일) "설익은 중간선거 공약"이라고 평가하며, 텍사스 주 댈러스 아메리칸 항공센터에 모인 수천 명의 지지자들은 환호했지만 공화당 내 재정매파 의원들은 트럼프가 무대를 채 내려오기도 전부터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임기 후 의회를 떠나는 칩 로이 연방하원의원은 트럼프의 이번 제안에 대해 "대략 계산해도 1조 달러가 훌쩍 넘는데, 이걸 어떻게 마련할 계획인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코로나 지원금 웃도는 규모, 재원 설명은 없어

이번 지급안은 의회 승인이 필요하며, 규모는 코로나 19 팬데믹 당시 지급된 금액을 훨씬 웃돌아 재정적자를 크게 키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급금을 시민권자로 한정하고 미국 내에서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것 외에는 재원 조달 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공화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구상에 대해 "정치적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절박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 계획이 실행될 경우 소비 지출을 추가로 늘려 이미 이란 전쟁 여파로 높아진 물가를 더 자극해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또한 연방정부 부채가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는 우려로 이미 상승세인 장기 국채 금리를 더 밀어올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화당 내부서도 "너무 늦었다" vs "체감 물가 문제 짚은 것"

이번 발표는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메시지와 모금력을 11월 중간선거에서 의회 다수당 지위를 지키는 데 집중해달라고 수개월간 요청해온 뒤에 나왔다.

연설을 지켜본 일부 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폴리티코에 이번 조치가 중간선거 막바지에 몰린 대통령의 절박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하원의원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유권자들이 가장 신경 쓰는 '체감 물가' 문제를 언급했다는 점에 안도하는 이들도 있었다. 릭 스콧 연방상원의원은 트럼프의 발표 전 전당대회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 즉 주택·식비·의료비·보육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테드 크루즈 연방상원의원은 트럼프 발표 이후 폴리티코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지급금에 근로 요건을 연계하는 방안을 선호한다면서도, 세부사항은 추후 조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계획에 드는 비용을 1조3000억 달러로 추산하며 "엄청난 금액"이라고 말하면서도, 민주당이 재집권해 "술 취한 선원처럼" 돈을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덧붙였다.

그 밖에 주목할 소식

AI 안전 규제 놓고 갈팡질팡하는 의회는 최첨단 AI를 규제할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냉정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 기술이 "우리 모두를 죽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여야를 막론한 10여 명의 의원·보좌진은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이번 주 전직 앤스로픽 연구원이 올려 화제가 된 소셜미디어 게시글이 심각한 위험을 제기한 뒤로 의회가 이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기 시작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의지가 연내 실질적인 입법 활동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