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향해 500억 달러(약 70조 원) 규모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서명하지 않으면 "더 많은 비용을 청구하겠다"고 압박했다.
"서명 안 하면 두 배로 올리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금요일 기자들에게 "한국이 원하지 않는다면 나는 괜찮다. 그냥 더 많이 청구하면 된다"며 "빨리 서명하지 않으면 두 배로 올리겠다고 전하라"고 말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발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두 배로 올리겠다는 건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국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시사한 것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한국이 참여한다고 성급히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내가 앞서 나간 게 아니다"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한미 간 온도 차 뚜렷
이번 발언은 한미 양국 간의 시각 차이가 불거진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의 투자 및 인프라 사업 참여를 기정사실화하며 발표하고 있는 반면, 한국 측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안들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한국 정부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해 사업의 상업적 타당성과 국내 법적 절차 준수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즉,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것이다.
840억 달러 석유 회수 프로젝트도 '진실 공방'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한국의 투자 협약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며 84억 달러(약 11조 7,000억 원) 규모의 석유 회수(Enhanced Oil Recovery) 프로젝트가 추가됐다고 밝혔다. 석유 회수 기술은 이산화탄소 주입 등의 방식으로 유전에서 원유 생산량을 늘리는 기법이다.
그러나 한국 현지 언론은 산업통상자원부를 인용해 해당 석유 회수 프로젝트는 한미 양국이 합의한 내용에 포함되지 않은 사안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산업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무역 채널을 통해 미국 측에 경위 파악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3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 더그 버검 내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과 함께 한국의 540억 달러(약 75조 원)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이 다른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공식 발표 내용과 실제 합의 내용 사이의 간극을 둘러싼 한미 간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