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미국 에너지 인프라에 최대 2,000억 달러(약 270조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즉각 선을 그었다.
트럼프 "미국 역사상 최대 에너지 인프라 투자 중 하나"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9월30일) 수요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 게시글을 통해 한미 양국이 500억 달러(약 67조 5,000억 원) 규모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한국의 투자 패키지 전체를 "미국 역사상 최대 에너지 인프라 투자 중 하나"라고 치켜세우며 "수십만 개의 미국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을 여러 세대에 걸쳐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 "알래스카 LNG는 경제성·법적 요건 검토 필요"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10월1일) X 게시글을 통해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가 "재정적 타당성과 법적 준수 여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원자력 발전소 투자 역시 "발전소별로 상업적 타당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양국이 발표한 공동성명에서도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추진은 "상업적 타당성"을 전제 조건으로 명시했을 뿐,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확정된 참여 방식은 담겨 있지 않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 온도 차가 있는 대목이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 노스 슬로프(North Slope) 지역의 천연가스를 약 1,300km 파이프라인을 통해 주 남부로 운반한 뒤 액화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으로 오랫동안 경제성 논란이 이어져왔다. 김정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해(2025년) 이 사업을 "고위험 프로젝트"로 규정하며 충분한 현금흐름 창출이 보장되지 않으면 참여가 어렵다고 언급했다.
확정된 투자: 텍사스 가스발전소·원자력 발전소
이번 투자 패키지 중 비교적 구체화된 사업들도 있다.
텍사스 가스 발전소의 경우, 텍사스주 엔시날(Encinal)에 6,472메가와트(MW) 규모의 천연가스 발전 시설을 건설하는 데 약 223억 달러(약 30조 원)가 투자된다. 인접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이 사업은 디벨로퍼 릴레이티드 컴퍼니스(Related Companies)와 미국 전력회사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가 이끈다. 1단계는 2029년 상업 운전을 시작해 2032년까지 전체 시설이 단계적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한국 기업들은 터빈 등 장비 공급, 엔지니어링, 건설, 장기 운영·유지 관리 등에 참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원자력 발전소 분야에서는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에 총 1,200억 달러(약 162조 원)가 배정됐다. 이 중 1,000억 달러는 건설비, 200억 달러는 예비비다. 이 합의에는 양국 정부와 함께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 Electric), 한국전력공사(KEPCO), 한국수력원자력(KHNP)이 서명했다. 한국 기업들이 웨스팅하우스에 상당한 규모의 소수 지분을 투자하는 방안도 추진되며, 구체적인 조건은 상업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
한미 간 온도 차… 향후 협상이 관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투자가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로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 내 제조업과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듭 강조했다. 그에 비해 이재명 대통령의 반응은 훨씬 신중하다. 특히 알래스카 LNG처럼 경제성 논란이 있는 대규모 사업에 대해서는 확약을 피하고 상업적 검토 결과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대적인 성과로 홍보한 한미 에너지 투자 패키지가 실제로 얼마나 구체화될지는 향후 상업적 타당성 검토와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 특히 500억 달러 규모로 제시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현실화 여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