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를 한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시행 중인 두 가지 연방 현금 지급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동시에, 공화당이 연방의회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경우 모든 성인에게 5,000달러를 지급하겠다는 대규모 공약을 다시 꺼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금요일 메디케어 수혜자 2,080만 명에게 일회성으로 90달러를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그 다음 날인 3일 토요일에는 11월 선거에서 공화당이 연방의회 장악권을 유지하는 것을 조건으로 미국 성인 시민권자 전원에게 5,000달러를 지급하겠다는 기존 공약을 재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토요일 트루스소셜 영상 게시물에서 "공화당이 2026년 중간선거에서 하원과 상원을 모두 이기면, 미국의 모든 성인 시민권자에게 5,000달러를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9월)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국위원회의 첫 번째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도 유사한 공약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지급을 승인할 것인지, 재원은 어디서 나올 것인지에 대한 세부 내용은 전혀 밝히지 않았다.
이 발언들은 지난주부터 연방 의료보험 거래소에서 비보조 가입자 약 95 명에게 오바마케어 "환급금" 500달러가 지급되기 시작한 직후에 나왔다. 메디케어 파트B 가입자에게 지급되는 90달러는 이달 중 메디케어 개선기금 재원으로 지급될 예정이며, 500달러 오바마케어 지급금은 이미 일부 가입자에게 배포되고 있다.
로이터 분석에 따르면 오바마케어 지급금의 71%, 즉 3억 3,900만 달러가 미국에서 가장 치열한 상원·주지사 선거전이 벌어지는 13개 주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지급 자격은 보험 가입 여부에 따른 것이지 투표 성향과는 무관하다.
이러한 일련의 현금 지급 약속은 물가와 경제에 대한 우려가 지배하는 중간선거 막판 국면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트럼프 배당금' 5,000달러는 여전히 공약에 불과하며, 재원과 승인 주체에 대한 설명이 극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인 시민권자 전원에게 5,000달러를 지급하려면 약 1조 2,000억 달러가 소요되며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애리조나 주의 데이비드 슈바이커트 공화당 연방하원의원은 지난달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이 공약을 막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릴랜드주의 제이미 래스킨 민주당 연방하원의원은 9월 10일 CNN 인터뷰에서 이 계획을 "정치적 뇌물"이라고 부르며, 연방 지출은 의회가 통제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 결과도 이 공약이 확실한 정치적 승부수가 되기는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라스무센 리포트 조사에서 유권자들은 찬성 47% 대 반대 48%로 팽팽하게 갈렸으며, 자신의 투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5%에 불과했다. 위스콘신주 마켓대 법학대학원 여론조사에서는 70%가 지급에 반대했고, 이코노미스트·유거브 조사에서는 등록 유권자의 57%가 공화당이 의회를 유지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지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미국인에게 현금을 지급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다가 이행하지 않은 전례가 있다.
지난해(2025년) 2월에는 일론 머스크가 이끌었던 '정부효율부(DOGE)'의 지출 삭감 절감분으로 재원을 마련해 5,000달러짜리 'DOGE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지급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해 11월에는 관세 재원으로 1인당 최소 2,000달러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올해(2026년) 2월 대법원이 해당 관세를 무효로 판결하면서 수표는 끝내 발행되지 않았다.
현금 지급 약속의 패턴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0년 대선 6주 전에는 메디케어 수혜자 3,300만 명에게 200달러짜리 처방약 카드를 "수 주 내로"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카드는 끝내 발송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군 복무자 약 150만 명에게 1,776달러짜리 '워리어 배당금'을 실제로 지급했으며, 첫 번째 임기 중에는 의회 승인을 받아 팬데믹 경기부양 지원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