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캐나다산 각종 주류와 유제품 등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오늘(9월29일) 화요일부터 본격 시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수주 내 합의를 낙관하지만, 실무 협상에서는 진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양국 무역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200억 달러 규모 캐나다 수입품 차단

이번 수입 금지 조치의 대상 품목은 800cc 초과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오토바이·모페드, 유청 제품, 당밀, 그리고 캔·병 등 소비자용으로 포장된 맥주·사이다·와인·위스키·보드카 등 각종 주류다. 미국 액션 포럼(American Action Forum)은 해당 품목의 캐나다 수입 총액을 약 199억 달러(약 27조 원) 정도로 추산했다.

이번 조치는 이달(9월) 초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것으로, 미국과 캐나다 간 이어지고 있는 말 폭탄과 맞불 관세의 최신 국면이다.

트럼프 "3~4주 내 캐나다가 먼저 손들 것"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9월28일) 월요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3~4주 안에 캐나다가 먼저 찾아와 '모든 관세를 없애겠다'고 말할 것이다. 우리가 모든 것을 얻어낼 것"이라며 캐나다의 굴복을 자신했다. 그는 "캐나다는 우리를 이용해 먹고, 당연한 권리인 양 굴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그들에게는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실무 차원에서는 온도가 다르다.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25일 금요일 경제 전문 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측은 합의에 급할 이유가 없다"며 "석유, 천연가스, 칼리 비료 등 필요한 것들은 여전히 캐나다에서 충분히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불리한 합의는 없다"… 유럽과 밀착 행보

캐나다도 물러설 기색이 없다. 도미닉 르블랑(Dominic LeBlanc) 캐나다 무역부 장관도 지난 25일 금요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우리 경제 여러 분야에 불법적이고 부당한 관세를 부과해 전국의 기업과 노동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캐나다의 주권과 경제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될 때 합의에 서명하겠다"며 "우리는 전화를 기다리며 앉아 있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캐나다는 9월 9일 미국의 유제품·주류 수입 금지 발표 이후 추가 보복 조치는 내놓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는 이달 유럽연합(EU)과의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이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최근 연설에서 백악관이 경제 정책을 다른 나라를 압박하는 '강압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캐나다는 지난 8월 미국이 시멘트, 와인, 하키 스틱 등에 50%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한 맞대응으로 캐나다 달러 기준 276억 달러(약 27조 원) 규모의 미국산 철강, 유제품, 농업 기계, 종이, 가전제품, 가구, 의류, 전자제품 등에 15~50%의 보복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소규모 기업 타격… 캐나다 성장 전망도 불투명

양국 간 연간 무역 규모는 약 7,155억 달러(약 966조 원)에 달한다. 이번 조치의 직접 대상은 이 중 비교적 작은 부분이지만,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금속·자동차 등 핵심 산업과 양국의 중소기업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캐나다 중앙은행도 이달 들어 새로운 관세 조치로 인해 성장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이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세계에서 가장 긴밀한 무역 관계 중 하나로 꼽혀온 미국과 캐나다의 갈등이 수입 금지와 보복 관세로 이어지며 장기전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협상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