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미국산 우유·향수·골프채 등에 최대 50% 보복관세 발효… 양국 무역전쟁 장기화

캐나다가 2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오늘(9월8일) 0시를 기해 발효시켰다.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 갈등이 또 한 차례 격화하는 모습이다.

이번 조치는 2주 전 캐나다 정부가 예고한 것으로, 양국 무역 협상이 결렬된 뒤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산 제품 200억 달러어치에 50%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맞대응이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의 관세에 "1달러당 1달러"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관세율은 품목별로 15~50%다. 미국산 우유, 향수, 비디오게임 콘솔, 골프채, 낚싯대, 철강, 알루미늄, 재킷, 티셔츠에는 50%가 적용된다. 치즈와 카펫, 가스레인지·에어컨 등 일부 가전제품은 25%, 지게차와 산업용 금형은 15%다. 당초 일부 미국산 해산물도 25% 관세 대상에 포함됐으나, 캐나다 바닷가재 업계의 반발로 최종 목록에서 제외됐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시간·인디애나 등 중서부 제조업 주와 위스콘신·버몬트의 낙농업계가 특히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미국은 캐나다산 우유, 꿀, 하키 스틱, 주류, 합판, 오리털, 보석류 등에 관세를 부과했다. 이번 상호 관세가 적용되는 품목은 지난해 7,000억 달러를 넘어선 양국 교역 규모에 비하면 일부에 불과하지만, 동맹국 간 갈등이 한층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협상 결렬 책임 놓고 '네 탓' 공방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2025년) 1월 취임 직후 마약과 이민자 유입 대응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고율 관세를 예고했고, 캐나다는 보복관세와 일부 주(州)의 미국산 주류 불매로 맞섰다. 이후 양국은 협상에 착수해 일부 강경 조치를 철회했지만 긴장은 가라앉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1기 재임 중 체결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2036년 이후로는 연장하지 않기로 했으며, NATO 문제와 '캐나다 51번째 주' 발언을 둘러싼 마찰도 이어졌다.

올여름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가 미국산 제품을 차별하고 2025년 관세에 과도하게 보복했다며 200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예고했다. 지난달(8월) 협상이 타결 직전까지 가면서 관세 부과가 잠시 미뤄지기도 했으나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양측은 상대가 막판에 무리한 요구를 추가해 협상을 망쳤다고 비난하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이 "너무 많이 요구하고 너무 적게 내놓았다"고 주장하며, 캐나다의 대외 무역협정에 대한 통제권을 요구한 것은 주권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기존 합의를 "연필로 서명했다"고도 꼬집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주(州)가 되지 않고도 주의 혜택만 누리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지난달 소셜미디어에 캐나다산 자동차와 부품을 비롯해 "캐나다의 그 무엇도 원하지 않는다"며 수십 년간 이어진 불공정 무역을 끝내겠다고 썼다.

설전은 지방정부로도 번졌다. 캐나다 최대 주인 온타리오의 더그 포드 주지사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을 "독재자"라 부르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온타리오 호수를 '아메리카 호수'로 개명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추가 압박 예고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관세와 무역 제한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지난달 내년 1월부터 캐나다산 자동차와 철강 전량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으며, 7일에는 몬트리올에 본사를 둔 봄바디어가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기지 않는 한 항공기 수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