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전쟁이 양국 소기업들의 경영을 옥죄고 있다. 관세 부담에 더해 이란 전쟁 여파로 치솟은 에너지·물류 비용까지 겹치면서 국경을 넘나들며 사업을 해온 중소기업들이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캐나다는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데 맞서 약 200억 달러(캐나다달러 276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캐나다산 와인·위스키·일부 오토바이·유청(whey) 등의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맞받아쳤다. 이번 관세는 양국 교역량의 약 5.5% 수준이어서 전체 경제 충격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국경 무역에 의존하는 소기업들은 최대 50%에 달하는 관세와 악화된 감정이 자신들에게 불균형하게 큰 타격을 준다고 말한다.

AP통신은 미국과 캐나다 소기업 각 두 곳의 이야기를 소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버몬트 치즈 농장 "관세보다 불매운동이 더 무섭다"

버몬트 주 그린즈버러에 있는 수제 치즈 농장 재스퍼힐팜의 공동창업자 마테오 켈러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관세 조치가 나오자마자 캐나다 도매 고객들로부터 연말 주문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농장에서 캐나다 국경까지는 불과 64km 거리다. 아이러니하게도 치즈는 이번 미국 관세 품목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는 캐나다 시장 확대 계획이 지지부진한 이유가 관세보다 트럼프 대통령과 내각의 캐나다 대우 방식에 분노한 캐나다 소비자들의 자국산 구매 운동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시장의 반발이 우리에게 가장 큰 타격을 주고 있다"며 "불매운동을 촉발한 것은 (트럼프의) 언행"이라고 켈러는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흡수하고 싶다는 발언을 시작으로, 무역 협상이 결렬된 8월에는 마크 카니 총리를 조롱하고 온타리오 호수 이름을 '레이크 아메리카'로 바꾸는 행정명령까지 서명하며 캐나다를 자극해 왔다.

판매 감소와 캐나다산 자재·장비 가격 상승에 이란 전쟁으로 트럭과 농기계 연료비까지 오르면서 사면초가 신세라고 켈러는 토로했다. 일부 공급업체와 유통업체는 비용 충당을 위해 할증료를 추가 청구하고 있다.

"에너지 비용 상승과 관세가 맞물리면서 농업에서 완성품까지 사업의 거의 모든 측면에서 투입 비용의 인플레이션 압박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천 개의 칼로 베이는 것과 같다"며 켈러는 답답한 상황을 호소했다.

밴쿠버 아일랜드 증류기 제조사 "수백만 달러 주문이 한순간에 위기"

밴쿠버 아일랜드에 위치한 리바이벌 스틸웍스는 크래프트 증류업자를 위한 보드카·아가베·위스키 제조 장비를 만드는 회사다. 미국 워싱턴주 산후안 섬까지 불과 30km 남짓이다.

지난달(8월)까지만 해도 이 회사 장비는 트럼프 대통령이 1기에 협상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라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됐다. 하지만 이제 50% 관세가 붙는다. 장비 가격이 25만~200만 달러에 달하는 만큼 관세 부담도 상당하다고 공동창업자 다시 레인은 말했다.

"앞으로 4~6개월 안에 진행될 예정인 수백만 달러 규모의 주문들이 있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또 벌어졌다"고 레인은 말했다. 지난해(2025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산 관세를 위협하자 미국 고객이 프로젝트를 취소한 적이 있었다.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오르면서 운송비가 이미 높아진 상황에서 상당수 미국 고객들이 수입 장비가 포함된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지 저울질하고 있다고도 했다.

레인과 동업자는 자사의 엔지니어·용접공·제작 인력을 활용해 지역 선박 산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명한 판단이 이뤄져 모든 것이 해결되기를 바라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비상 계획은 어쨌든 마련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내슈빌 기타 앰프 기기 회사 "직접 관세 없어도 캐나다 수요 뚝"

남부 테네시 주 내슈빌의 앰프RX는 기타 앰프용 전압 측정·조정 기기를 만드는 회사다. 공동창업자 겸 CEO 카산드라 소토스는 관세 자체보다 심리적 냉각 효과가 더 크다고 말한다. 주력 제품인 400~1,400달러짜리 전원 어댑터는 이번 미국 관세 품목이 아닌데도 캐나다 고객 수요가 줄었다는 것이다. 고객들이 예상치 못한 수입 부과금을 걱정하는 것인지, 아니면 미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인지 확실치 않다고 그는 말했다.

"캐나다에도 미국 못지않게 기타리스트가 많은데, 지금 상황 때문에 그중 극히 일부에만 닿을 수 있다"며 소기업에게는 "퍼즐 조각 하나가 빠져나가는 것도 크다"고 소토스는 말했다. 이란 전쟁 전과 비교해 부품 수입 운송비는 두세 배로 뛰었다. "관세 인상에 어떻게든 대처할 방법을 찾았다 싶으면, 운송비 견적에서 두 번째 타격을 받는다"며 "이런 상황은 중소기업에 조용한 킬러처럼 작용한다"고 그는 말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양봉업자 "관세 오래가면 업계 줄폐업"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로즈데일의 워커비허니 CEO 피터 어럼은 50년 넘게 양봉을 해온 베테랑이다. 지난 8월부터 미국이 캐나다산 꿀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캐나다 꿀 수출의 약 60%가 미국 시장으로 향하던 터였다.

캐나다 정부가 미국산 꿀에 맞보복 관세를 부과했지만 별 도움이 안 된다고 그는 말한다. 인도와 중국에서 쌀 시럽을 섞은 가짜 꿀이 미국 서류를 달고 들어와 양국 시장에서 이미 가격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가 지금 관세를 매기는 것 대부분은 미국산 꿀이 아니라, 미국 서류를 달고 들어오는 다른 나라 꿀"이라고 그는 말했다.

대다수 캐나다 양봉업자들이 국내 판매 확대에 나서면 시장이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어럼은 우려했다. "관세 이전에도 업계 상황은 불안정했다"며 "이 관세가 오래 유지되면 수많은 상업 양봉업자들이 폐업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