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본 재무장관이 미일 양측 모두 외환시장에 개입했다고 확인한 이후, 오늘(8월3일) 월요일 미국 달러화가 일본 엔화 대비 큰 폭으로 약세를 보였다.

지난주 후반까지만 해도 달러는 163엔을 웃도는 수준에서 거래되며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당국의 개입이 의심되기 시작하면서 달러는 160엔 아래로 떨어졌다.

일본 도쿄 기준으로 월요일 이른 시간, 개입 사실이 공식 발표된 이후 달러는 155.20엔 부근까지 하락했다. 이는 환율에 있어 상당히 큰 폭의 하락이다. 그리고 도쿄 기준 월요일 오후 늦게 달러는 156.75엔에 거래됐다.

엔저 현상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저렴한 가격에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었지만, 이는 동시에 일본 정부에 큰 고민거리이기도 했다. 일본은 소비하는 물품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통화 약세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고유가까지 겹치면서 이 문제는 더욱 심화됐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정부는 생활비 상승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엔화 하락 막기 위해 필요했던 공동 개입

올해 초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들은 환율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외환시장에서 통화 간 상대적 가치는 시장에 의해 결정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요인들이 시장 상황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과 일본 간 큰 금리 격차로 인해 투자자들은 엔화를 매도하고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달러 표시 자산을 매입하기 위해 달러를 사들여 왔다. 일본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주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이러한 금리 격차가 그대로 유지됐다.

그런 가운데 지난주 달러가 160엔 아래로 떨어진 채 유지되자, 미국 측이 개입에 나섰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국자들은 통상적으로 이런 개입 사실에 대해 함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요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측이 개입을 도왔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으며,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장관 역시 재무성이 미국 재무부와 공조해 엔화를 매입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가타야마 장관은 "추가적인 공동 개입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리스 어드바이저리 재팬의 매니징 디렉터 겸 전략책임자인 닐 뉴먼은 이처럼 시장 개입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 이런 사례가 있었던 것은 2011년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대지진과 쓰나미 참사 이후 각국 정부가 개입했을 때가 마지막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엔화를 지원하고 나선 이유

미국이 왜 개입을 도왔는지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8월2일) 일요일에 "우리는 일본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는 매우 강하다 — 재정적으로 매우, 매우 강하다 — 그리고 일본은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약간의 도움을 원했고, 우리는 항상 일본 곁에 있다. 일본은 우리에게 아주 잘해왔다, 물론 진주만은 예외지만"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개입을 통해 미국이 "재정적 이익"을 얻었다며, 이를 "우호의 신호"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는 세계 경제에도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닐 뉴먼 전략분석가는 달러 약세가 미국산 제품의 엔화 환산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높이고, 이는 미국의 대일 수출 증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이런 식으로 일본과 공조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근본적으로 일본과 미국 사이에는 이해관계의 일치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일본 경제 담당 책임자 나가이 시게토는 보고서에서, 이번 조치는 워싱턴이 핵심 동맹국인 일본에 '저비용'으로 호의를 베풀면서 동시에 외환·채권시장의 안정성도 지킬 수 있는 방법이었다고 평가했다.

개입 효과에 의문 제기하는 분석가들

나가이 시게토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일본 경제 담당 책임자는 이번 개입이 올해 있었던 이전 사례들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연말까지 엔화가 다소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엔화의 장기적인 약세를 초래해온 근본적인 요인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의 식품 소비세를 8%에서 1%로 낮추고 정부 지출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이런 조치들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이미 막대한 일본의 국가부채를 더 늘리는 만큼, 엔화를 더욱 약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일본은행은 제로 금리에 가까웠던 기준금리를 현재 1%까지 서서히 인상해왔는데, 이는 31년 만의 최고 수준이지만 여전히 미국 연준의 3.5~3.75% 금리에는 크게 못 미친다.

나가이 시게토 책임자는 일본은행이 이란 전쟁 등 다른 요인들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동안 앞으로도 정책 변화를 천천히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과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인해 연준 역시 금리 인하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SPI 자산운용의 스티븐 이네스는 논평에서 "금리 격차는 여전히 크고, 일본의 에너지 수입 부담도 상당한 수준이며, 일본은행은 지속적인 통화 반전을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만큼의 속도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