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사 백악관 출입 금지 조치에 맞서 미국 주요 방송사들이 어제(9월21일) 대통령 관련 영상 취재를 전면 중단했다. 네트워크 카메라가 대통령 취재를 시작한 1950년 이후 이런 사태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결정은 출입 금지 대상이 된 CNN, MS NOW, 폴리티코가 어제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대통령의 조치가 수정헌법 1조 위반이라고 주장한 직후 나왔다. ABC, CBS, 폭스뉴스, NBC는 CNN과 함께 대통령 취재 영상을 공동으로 촬영·배포하는 'White House TV 풀'을 구성하고 있는데, 이들이 출입 금지된 매체들과의 연대를 선언하며 풀 취재 참여를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풀 의장을 맡고 있는 폭스뉴스 워싱턴 지국장 브라이언 보턴은 이날 풀 멤버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오늘부로 TV 풀은 대통령 풀 취재로 지정된 행사 촬영을 중단한다"며 "백악관이 CNN의 배정된 풀 임무 수행을 막은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사들의 보이콧 직후 백악관은 자체 온라인 채널인 '트럼프 TV'를 내세웠다. 트럼프 행정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음은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직접 전하는 뉴스만 있다"며 "실시간 업데이트와 라이브 행사를 스마트폰으로 직접 시청하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전문 방송 장비 없이 진행한 이날 백악관 헬기 착륙장 개막 행사 생중계에서는 헬기 엔진 소음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묻혀 들리지 않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진 분야에서도 연대 움직임이 확산됐다. 워싱턴 포스트, 뉴욕 타임스, AP 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마린원 탑승 장면과 UN 총회 관련 행사 사진을 자정까지 게재하지 않기로 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를 "집단적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쇄매체·라디오·통신사 풀은 대통령 동선 보도를 계속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금) 트루스 소셜을 통해 CNN, 폴리티코, MS NOW가 "끊임없이 허구와 거짓을 보도한다"며 백악관 출입 금지를 선언했고, 다음 날인 19일(토)부터 해당 매체 소속 기자들은 비밀경호국(SS)에 의해 출입증을 압수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번 조치가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닌 '국가 안보' 차원의 조치라고 주장했다.

5개 방송사는 공동 성명에서 "국민은 정부에 대한 정확하고 독립적인 정보를 받을 중대한 권리가 있다"며 "어떤 행정부도 보도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언론사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