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인 4명 중 3명 이상이 내년도 사회보장(Social Security) 생활비 조정(COLA) 인상률이 물가 상승을 따라가기에 역부족일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일 14일(수) 공식 발표를 앞두고 공개된 설문조사 결과다.

76%, “3.5% 인상으론 부족하다”

50세 이상 미국인을 대표하는 옹호단체 AARP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0세 이상 응답자의 76%가 2027년 혜택 인상률로 예상되는 3.5%로는 생활비 상승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현재 사회보장 혜택을 받고 있는 수급자 중에서는 이 비율이 80%까지 올라갔다.

또한 응답자의 71%는 일상적인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5~8% 수준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의견은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고르게 나타났는데, 민주당 지지자 73%, 무당파 70%, 공화당 지지자 69%가 같은 생각이었다.

이번 조사는 9월 17~21일 사이 성인 1,02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역대 최대 인상률이라도 '역부족'

현재 전망에 따르면 2027년 COLA는 약 3.6%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2023년 8.7% 인상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참고로 최근 몇 년간의 조정률은 ▲2024년 3.2% ▲2025년 2.5% ▲2026년 2.8%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크더라도 노인들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생활 부담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제프리 슈미트 공인회계사이자 사회보장 분석 전문가는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3.5% 인상은 임금 인상이 아닙니다. 이미 발생한 물가 상승에 대한 보상일 뿐입니다. 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인상이라 해도 누구에게도 횡재가 되지는 않아요. 3.5% 인상이면 월 수령액이 평균 약 70달러 오르는 수준입니다.”

에너지·의료비가 노인 가계 직격

연방노동통계국(BLS)이 9월에 발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6년 8월까지의 1년간 소비자물가는 3.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에너지 비용은 16.3%, 식품 가격은 2.7%, 주거비는 3.0% 각각 올랐다.

제프리 슈미트 공인회계사는 노인층의 물가 체감이 더욱 클 수밖에 없는 구조적 이유를 설명했다.

"많은 경우 사회보장 혜택이 은퇴자 개인의 실제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COLA 산정에 쓰이는 물가지수는 일반 소비 바구니를 기준으로 하지만, 은퇴자 가계 지출은 의료비·주거비·공과금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메디케어 보험료가 인상분 잠식

사회보장 수령액에서 직접 공제되는 메디케어 파트B 보험료도 문제다. 표준 월 보험료는 2025년 185달러에서 2026년 202.90달러로 약 9.7% 인상됐는데, 이는 올해 사회보장 COLA 인상률인 2.8%를 크게 웃돈다.

2026년 메디케어 수탁자 보고서는 2027년 표준 월 보험료가 209.50달러로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프리 슈미트 공인회계사는 "메디케어 파트B 보험료 인상폭은 COLA와 같은 비율로 제한되지 않는다"며 "결국 COLA 인상분의 일부를 보험료가 잠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COLA 산정 방식의 구조적 한계

사회보장 COLA는 도시 임금 근로자 및 사무직 근로자 소비자물가지수(CPI-W)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7~9월 평균 CPI-W를 전년 동기와 비교해 인상폭을 결정하는 구조다.

문제는 CPI-W에 대해 현직 근로자의 소비 패턴을 반영하는 지수로, 의료비 등 노인 지출 비중이 높은 항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는 점이다.

수혜 대상 및 발표 일정

이번 COLA 조정은 은퇴 근로자, 생존 배우자, 유족, 자녀 등 사회보장 수급자 7,590만 명 전원에게 적용된다. 장애인 소득보장(SSI) 및 사회보장 장애보험(SSDI) 수급자도 포함된다.

올해 8월 기준 은퇴 근로자 월 평균 수령액은 2,087.52달러였으며, 3.5% 인상 시 월 약 73달러, 연간 약 876달러가 오르는 셈이다.

사회보장청(SSA)은 내일 14일(수) 오전 8시 30분(동부시간) 노동통계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직후 2027년 COLA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새 인상률은 2027년 1월 지급분부터 반영되며, SSI 수급자는 2026년 12월 말에 먼저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