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구 궤도에 무기를 배치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미국이 우주에서의 공격 능력을 스스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로이 마인크 美 공군장관은 어제(9월14일) 열린 '공군·우주·사이버 콘퍼런스'에서 "궤도상에 배치된 무기"가 적대 세력의 공격으로부터 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진화하는 위협"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 해당 무기의 성능이나 배치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정체 불명의 무기, 전문가 "전자전 플랫폼일 가능성"

美 정부는 무기의 작동 방식을 공개하지 않았다. 美 우주군 대변인은 "우주 통제란 우주 영역을 다투고 장악하는 데 필요한 임무 영역을 포괄하며, 물리적·비물리적 수단으로 적의 능력을 교란·저하시키고 필요할 경우 파괴하는 것까지 포함한다"며 "이러한 능력은 통합전투사령부의 지시에 따라 공격과 방어 목적 모두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우주 군사 전문가 블레딘 보웬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 기술에 대해 알려진 것이 "극히 적다"며 "다양한 무기 체계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순전히 추측"이라는 전제 아래, 지상에서 이미 운용 중인 것과 유사한 전자전 또는 무선 교란 장비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위성을 향해 발사체를 쏘아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동력 요격체(Kinetic Kill Vehicle)'일 가능성도 있지만, 막대한 우주 쓰레기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중국 즉각 반발

중국은 오늘(9월15일) 곧바로 우주에서의 "군비경쟁"을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AFP통신에 "미국이 우주에서 군사 능력을 확장하고 전쟁을 준비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골든 돔'과 우주군의 공격 임무 확대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미사일 방어 체계 '골든 돔(Golden Dome)' 구상과 맞물려 있다. 행정부는 우주 기반 능력과 요격 미사일이 골든 돔의 핵심 요소라고 밝혀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우주군의 역할을 자산 방어뿐 아니라 공격 전력으로 규정하는 행정명령에 이미 서명했다.

2019년 창설된 美 우주군은 70여 년 만에 신설된 미군 조직으로, 통신·정찰용 위성 수백 기를 포함한 미국의 우주 자산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미군 수뇌부는 그동안 러시아와 중국이 미래 분쟁에서 미국 위성을 공격·교란하는 수단을 개발하고 있다며 우주 군사력 강화 방침을 밝혀 왔다.

치열해지는 강대국 우주 경쟁

1967년 체결된 우주조약은 궤도상 대량살상무기 배치를 금지하고 있지만, 미국·러시아·중국 등 주요국은 조약 범위 밖의 능력, 특히 군사 통신과 정찰, 항법의 핵심인 상대국 위성을 겨냥하는 기술을 개발해 왔다.

올해(2026년) 2월에는 러시아 위성 2기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위성 최소 12기의 통신을 가로챘을 가능성이 드러났다. 이 경우 러시아 정보기관이 민감한 데이터를 열람하거나, 이론상 위성 통제권까지 장악할 수 있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024년에는 미국이 러시아가 다른 위성을 공격할 수 있는 위성을 발사했다고 주장했지만, 러시아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美 우주군은 중국이 군 현대화 전략의 일환으로 우주 및 대(對)우주 능력을 개발·운용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우주를 전쟁 영역으로 간주하고 우주 우위가 미래 분쟁의 결정적 요소가 될 것으로 본다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