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스타 "美 증시, 7개 빅테크 빼면 적정가치… 위험 국면 진입"
미국 증시가 전체적으로는 저평가돼 보이지만, 그 저평가는 단 7개 초대형주에 집중돼 있어 이를 제외하면 시장은 적정가치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금융 및 펀드 정보를 제공하는 미국의 독립적 투자 리서치 회사, 모닝스타의 데이비드 세케라 수석 미국시장전략가는 어제(9월7일) 발표한 9월 미국 증시 전망에서 8월 31일 기준 모닝스타 미국시장지수 편입 종목의 내재가치를 종합한 결과, 시장이 적정가치 대비 약 9%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 하지만 데이비드 세케라 수석 전략가는 밸류에이션의 극심한 쏠림, 모멘텀 반전, 거시 환경 악화를 근거로 증시가 잠재적으로 위험한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고 경고했다.
저평가는 7개 종목에 집중
저평가 대부분은 엔비디아, 알파벳, 브로드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스, 아마존, 테슬라 등 7개 초대형주에 몰려 있다. 이들 종목의 저평가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붐이 이어지고 AI가 실질적 경제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전망에 기대고 있다. 이 7개 종목을 빼면 나머지 시장은 적정가치에 거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1년간의 하락 추세에서 반등한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외하면, 나머지 종목들은 6월 초 이후 주가가 뒷걸음질쳤다. 이들 기업이 2027~2028년까지 강한 성장 가이던스를 제시했음에도, 시장은 3~5년 뒤 성장 전망에 대해서는 더 이상 후한 점수를 주지 않는 분위기다.
모멘텀 꺾인 하드웨어주… 마진콜 매물 우려
원자재 성격이 강한 기술 하드웨어 종목들은 6월 말 이후 상승 모멘텀이 소진되고 하락 추세로 돌아섰다. 샌디스크와 시에나 등은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모닝스타 커버리지 내에서 가장 고평가된 종목에 속해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이런 높은 모멘텀 종목들은 신용거래를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추격 매수한 경우가 많아, 마진콜에 따른 강제 매도가 발생하면 낙폭이 커질 수 있다고 모닝스타는 지적했다.
거시 환경도 '비우호적'
모닝스타가 꼽은 거시적 역풍은 다음과 같다. 미국과 해외에서 장기금리가 상승하고 있고, 시장은 연말까지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이상, 많게는 두 차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경제 성장은 AI 인프라 투자와 그 파급효과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유럽 경제는 정체 상태이고 중국 경제는 공식 발표보다 취약할 수 있다. 일본 국채 금리 상승과 엔화 약세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성장주 비중 확대, 가치주 축소" 권고
모닝스타는 3분기 초 스타일별로 동일 비중을 권고했지만,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3분기 들어 모닝스타 미국 가치지수는 7.3% 급등한 반면 성장지수는 4.1% 하락했고, 핵심(core)지수는 시장과 비슷한 2.3% 상승했다.
성장주 하락은 인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KLA 등 고평가된 AI 관련주와 샌디스크,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 시에나 등 하드웨어주가 주도했다. 반면 모닝스타는 엔비디아, 마벨, TSMC 등 AI 기술 선도 기업의 적정가치를 상향 조정했다.
성장주 하락과 적정가치 상향이 맞물리면서 성장주는 적정가치 대비 17% 할인 상태가 됐다. 핵심주는 8% 할인을 유지했고, 가치주는 상승 랠리로 적정가치 수준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모닝스타는 성장주 비중을 확대하고 가치주 비중을 축소하되 핵심주는 시장 비중을 유지하라고 권고했다. 시가총액별로는 대형주와 소형주를 확대하고 중형주를 축소하라는 의견이다.
섹터별 희비… 통신·기술 가장 저평가
3분기 들어 섹터 간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이란과의 간헐적 충돌로 유가가 요동치면서 에너지 섹터는 연초 저평가에서 3월 말 가장 고평가된 섹터로, 6월 말 다시 저평가로 급변동을 거듭했다. 3분기 들어 에너지지수가 약 20% 오르면서 밸류에이션은 7% 할인에서 8% 프리미엄으로 전환됐다.
산업재는 지수가 약 8% 하락하며 14% 프리미엄에서 3% 프리미엄으로 내려왔다. AI 관련 고평가 종목이 하락을 주도했다. 유틸리티는 금리 상승 여파로 약 8% 하락해 5% 프리미엄에서 5% 할인으로 돌아섰다. 금융과 헬스케어는 각각 약 7% 상승해 금융은 4% 프리미엄, 헬스케어는 5% 프리미엄 상태다.
통신 섹터는 22% 할인으로 여전히 가장 저평가된 섹터다. 섹터 시총의 19%를 차지하는 메타는 32%, 55%를 차지하는 알파벳은 23% 할인 상태다. 기술 섹터는 23% 할인으로 두 번째로 저평가돼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3분기 들어 36% 이상 급등하며 섹터 수익률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모닝스타는 대형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AI를 접목해 수혜를 입는 반면 소규모 특화 소프트웨어 업체는 AI에 의해 대체될 위험이 있다는 기존 시각을 유지하면서, 고평가된 하드웨어주는 피하라고 재차 조언했다.
필수소비재는 7% 프리미엄으로 고평가 상태다. 섹터 시총의 15%를 차지하는 월마트는 주가가 하락해 1성에서 2성 등급으로 올라섰지만 여전히 크게 고평가돼 있고, 14%를 차지하는 코스트코(2성) 역시 섹터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두 종목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2% 할인 상태다. 경기소비재는 12% 할인이지만, 섹터 시총의 38%와 15%를 차지하는 아마존(15% 할인)과 테슬라(21% 할인)의 영향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