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미국의 서민들이 자신들의 차량과 농기계를 운용하는 데 필요한 연료 가격의 "천문학적인" 급등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교전 재개로 원유 가격이 상승했으며, 지난주 러시아가 디젤 수출 금지 조치를 연장하면서 시장 가격을 더욱 끌어올렸다.
주말 사이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특히 농민들의 연료 비용이 한층 더 치솟았다고, 비영리 농민 소유 협동조합 프램파머스의 연료 구매 담당자 알렉스 해리슨이 밝혔다. 그는 모든 종류의 연료 가격이 "불과 며칠 사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올랐다며, 지난 월요일(8월31일) 이후 리터당 10~14펜스씩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농기계와 농업용 차량에 사용되며 일반 디젤보다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붉은색 디젤(레드디젤) 가격이 현재 리터당 약 1.10파운드 수준인데, 약 10% 인상된 셈이다.
영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영국 일반 운전자들이 사용하는 디젤의 평균 가격은 어제(9월3일) 목요일 기준 리터당 183.5펜스까지 올랐는데, 이는 7월 중순의 164.5펜스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원유 현물시장의 변동성으로 인해 농민들은 연료를 언제, 얼마나 구매해야 할지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영국 전역 1400개 이상의 농업 사업체를 대표하는 프램파머스에 조언을 구하는 이들도 많다.
수확철 성수기로 붉은색 디젤을 비롯한 각종 연료 수요가 정점을 지난 시기지만, 많은 재배 농가들은 겨울 대비 토지 작업을 시작하는 이 시기에 전통적으로 연료를 더 많이 구매해왔다.
알렉스 해리슨은 "이번 급등은 그야말로 모두의 허를 찌른 상황이며, 상승폭이 워낙 컸고 시기도 좋지 않았던 탓에 농가들에 상당히 큰 타격을 줬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무엇이 최선인지, 현금흐름 관리를 위해 주문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협동조합 회원들은 이란 전쟁 발발로 유가가 급등한 이후 구매 패턴을 바꿔왔다. 알렉스 해리슨은 "많은 회원들이 위험을 조금이라도 분산하기 위해 훨씬 적은 물량을 더 자주 주문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디젤 가격 상승은 전 세계 정제 능력이 압박받는 상황 속에서 나타나고 있다.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통상 전 세계 디젤의 약 10%를 공급해온 러시아는 8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자국 정유시설이 타격을 입으면서 수출 금지 연장에 나서게 됐다.
여기에 원유 가격 전반의 상승도 더해졌다. 국제 벤치마크 지표인 브렌트유는 어제 목요일 배럴당 97달러에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며 약 6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주말 중동 지역의 공격이 크게 격화됐는데, 이는 7월 이후 미국의 첫 공습이었다. 월요일(8월31일) 밤늦게 호르무즈해협에서 사우디 아라비아의 초대형 유조선 2척이 피격되면서, 장기적인 교전 재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은 이란의 공격에 대응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하게" 타격하겠다고 위협했음에도, 페르시아 만에서의 원유 수출을 막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디젤 가격은 약 4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평균 가격은 어제(9월3일) 목요일 갤런당 5.78달러에 달해 전쟁 발발 이후 54% 상승했다. 디젤 가격이 이 수준에 근접했던 마지막 시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인 2022년이었다.
배송업체와 건설회사 등 차량 운용에 의존하는 소기업과 대기업들도 이로 인해 운영 비용 상승에 직면할 전망이다.
영국에서는 농가 건물과 헛간 등을 데우는 데 널리 쓰이는 파라핀(등유) 가격도 함께 오르고 있다. 특히 가스망에 연결되지 않은 농촌 지역의 많은 가구들이 통상 이맘때쯤 겨울을 대비해 등유 탱크를 채우기 시작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부담이 더 크다.
현재 파라핀 가격은 리터당 약 1파운드에 근접했는데, 이는 이란 전쟁 발발 직전 리터당 약 60펜스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오른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