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면 부모 집을 떠나 독립하던 모습이 점차 옛이야기가 되고 있다. 치솟는 렌트비와 생활비, 취업난 속에 30세 미만 미국인 청년 절반 가까이가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준비제도(Fed) 조사에 따르면 30세 미만 미국 성인의 49%가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보다 1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특히 LA 에서는 취업에 성공하고도 부모 집을 떠나지 못하는 Z세대 청년들이 적지 않다. 아파트를 얻으려면 매달 수천 달러의 렌트비를 감당해야 하는 데다 각종 생활비까지 더해지면 사회 초년생의 월급으로는 독립생활을 꾸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무리하게 독립하기보다 부모와 함께 살면서 돈을 모으는 길을 택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부모 입장에서는 마냥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이제는 자녀가 독립해 부부만의 여유로운 생활을 기대했지만, 성인이 된 자녀와 계속 한집에서 생활하면서 사생활의 제약과 심리적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인 부모들 사이에서는 자녀의 식비와 생활비를 계속 부담하게 거나, 자녀의 생활 방식과 부모의 기대가 달라 갈등을 겪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은퇴한 부모들에게는 성인 자녀의 경제적 지원이 노후 준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높은 렌트비와 취업난에 시달리는 자녀에게 무작정 독립을 요구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과거 미국 사회에서 성인이 되면 부모 집을 떠나는 것이 독립의 상징이었다면, 이제는 직장이 있어도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이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고 있다.

자녀는 독립하고 싶어도 돈이 부족하고, 부모는 독립시키고 싶어도 현실이 걱정되는 상황. 치솟는 주거비가 미국 가정의 세대 간 동거를 새로운 고민거리로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