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일 이상의 긴 항해를 마친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이 마침내 이번 주 모항으로 돌아온다.

약 7,500명의 승조원이 탑승한 이 항공모함은 오늘(10월8일) 목요일 샌디에이고에 입항할 예정이다. 중동에서의 장기 파견을 둘러싼 거센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귀환이다.

"연장 명령에 서명한 건 나였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어제(10월7일) 수요일 승조원들에게 "당신들과 집 사이에 서 있는 유일한 사람이 나였고, 파견 연장 명령서에 두 번이나 서명한 것도 나였다"고 직접 인정했다.

입항을 하루 앞둔 어제 수요일 저녁, 함내 분위기는 한층 밝아졌다. 항공기가 치워진 갑판에서는 5킬로미터 달리기를 하는 장병들이 있었고, 여기저기서 웃음꽃이 피어났다. 지는 햇살 속에 군악대의 연주도 울려 퍼졌다.

이란 전쟁으로 귀환 두 차례 연기

링컨함은 지난해(2025년) 11월 샌디에이고를 출항했으며, 당초 여름이 오기 전에 복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올해(2026년) 2월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이 발발하면서 파견 기간이 두 차례 연장됐다.

이 함정은 무려 286일 동안 단 한 번도 항구에 기항하지 못한 채 바다 위에 있었다. 그나마 9월 초 태국에 며칠간 정박한 것이 전부였다. 그 무렵 승조원 가족들은 식량 부족과 사기 저하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자살 시도 8건…정신건강 위기 경보

장기 파견이 남긴 상처는 깊었다. 해군 고위 관계자가 지난달 뉴욕주 민주당 상원의원 커스틴 질리브랜드에게 보낸 서한에 따르면, 기나긴 항해 기간 동안 적어도 8명의 장병이 자살을 시도했다. NBC 뉴스가 입수한 이 서한은 장기 파견이 장병들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다행히 자살로 인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자살 시도는 항공모함 승조원뿐 아니라 항모 항공단, 전투단 및 구축함대 참모, 호위 구축함 승조원, 탑승 항공 대대 소속 장병 등 전방위에 걸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승조원 가족들은 장기 항해가 장병들의 정신 건강을 "완전히 망가뜨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 가족은 상황을 공포 드라마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의 한 장면에 빗댔다.

한 어머니는 "아들이 처음엔 긍정적이었는데 점점 어둡게 변해갔다"고 NBC 뉴스에 털어놨다. 또 다른 부모는 트럼프 행정부가 귀환 일정을 계속 미루면서 딸과 함께 점점 더 큰 좌절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한편 8월 초에는 항모 항공단 소속 장병 한 명이 바다에 빠졌다가 신속히 구조되어 치료를 받았으며, 이후 추가 치료를 위해 함정에서 후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당국은 처음에 함내 자살 충동이나 시도가 증가한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후 서한을 통해 실상이 드러났다.

300일 만의 귀환

모든 고난을 뒤로하고, 7,500명의 장병들은 마침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전쟁의 긴장과 극한의 고립 속에서 300일 넘게 바다를 지킨 이들의 귀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