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 주사제에서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새로운 위고비(Wegovy) 알약으로 전환한 환자들이 3개월 후에도 체중 감량을 계속했다는 실제 임상 데이터가 나왔다. 주사제에서 경구용 약으로의 전환이 체중을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 추가 감량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주사에서 알약으로 바꿔도 감량 지속
노보 노디스크가 오늘(9월30일) 수요일 발표한 실제 임상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위고비 주사 또는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제프바운드(Zepbound) 주사에서 위고비 알약으로 전환한 뒤 3개월간 치료를 유지한 환자들은 평균 체중의 약 4%, 약 4kg(8.8파운드)을 추가로 감량했다. 알약 복용 시작 전 평균 체중은 약 100kg(221파운드)이었다.
이번 분석은 원격 의료 플랫폼 로(Ro)의 데이터를 활용해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 19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의 약 56%는 여성이었으며, 절반은 위고비 주사, 나머지 절반은 제프바운드 주사로 치료를 시작한 환자들이었다.
세부 결과를 보면, 알약으로 전환한 환자 중 5분의 2(40%)가 3개월 후 5% 이상 체중 감량을 달성했다. 또한 체질량지수(BMI) 30 이상(비만 기준) 환자 비율이 알약 전환 3개월 후 21% 이상 감소했다. 데이터가 있는 환자 중 82%가 치료 중 적어도 한 가지 개선 효과를 보고했으며, 이 중 약 70%는 옷이 더 잘 맞게 됐다고 했고, 약 51%는 더 건강한 식습관을 갖게 됐다고 응답했다. 전환 환자의 약 75%는 알약으로의 전환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주사제와 동일한 안전성, 체중 감량은 오히려 더 효과적"
노보 노디스크의 마르틴 홀스트 랑에(Martin Holst Lange) 최고과학책임자(CSO)는 "피하주사형 위고비와 알약형 위고비는 동일한 내약성과 안전성 프로필을 가지며, 실제로 많은 환자가 원하는 약간의 추가 체중 감량 효과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마르틴 홀스트 랑에 CSO는 또한 "불과 1년 전만 해도 비만 치료를 원하는 대부분의 환자가 주사 치료에 만족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 그림이 달라 보인다. 경구 치료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냉장 보관이 필요한 주사제와 달리 알약은 여행 중에도 번거로움이 없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연구의 한계도 인정
노보 노디스크 측은 이번 연구에서 나타난 한계도 솔직하게 인정했다. 원격 의료 서비스 중 수집된 데이터의 완성도 차이, 자기 보고 데이터의 편향 가능성, "일반 인구로의 결과 일반화 불가" 등이 제한점으로 지적됐다. 실제 임상 데이터는 연관성을 평가할 수 있지만 인과관계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
로의 공동 창업자 겸 CEO 재커라이어 레이타노(Zachariah Reitano)는 "의학은 '평균적으로 효과가 있는가'에는 잘 답하지만, '당신에게는 무엇이 효과적인가'에는 형편없이 답한다. 그 간극을 우리가 메울 수 있다"며 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형 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차세대 비만 치료제 '카그리세마' 뇌와 장기에도 효과
노보 노디스크는 이날 차세대 비만 치료 후보 물질인 카그리세마(CagriSema)에 관한 새로운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EASD)에서 공개된 이번 데이터에 따르면, 카그리세마는 음식에 대한 집착적 생각인 '푸드 노이즈(food noise)'를 줄이고 장기 및 뼈 건강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카그리세마는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에 아밀린을 표적으로 하는 카그릴린타이드를 결합한 복합 신약이다. 1년간의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연구에서 카그리세마는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들의 뇌가 고칼로리 음식에 반응하는 방식을 갈망, 쾌감, 자기 통제와 연관된 영역에서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제2형 당뇨병 성인 환자에서 간과 췌장을 포함한 복부 장기 주변의 유해 지방을 줄이고, 상당한 체중 감량에도 불구하고 뼈 건강이 유지되는 효과도 확인됐다.
랑에 CSO는 "뇌의 신호가 실제로 삶의 질 향상과 연관된 방식으로 변화한다"며 "카그리세마가 체중과 혈당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비만과 당뇨병의 근본적 요인을 뇌와 여러 장기에서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카그리세마는 내년 초 출시 예정이며, 단독 카그릴린타이드와 고용량 카그리세마는 2028년에 출시될 계획이다.
매주 맞아야 하는 주사 대신 편리한 알약으로 대체하면서도 감량 효과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높일 수 있다는 데이터는 비만 치료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가 경구용 치료제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