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방정부가 정신질환만을 앓는 사람을 의료적 조력사망(MAID) 대상에서 무기한 제외하는 입법을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의사의 도움으로 생을 마감하는 이 제도는 현재도 정신질환만 있는 환자에게는 허용되지 않지만, 정부는 내년 3월 해제될 예정인 제외 조치를 기한 없이 유지하려 한다.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숀 프레이저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이 문제에 “완전한 합의”는 없지만, 정부가 마련할 법안이 올바른 접근이라고 말했다.

집권 자유당의 입법 추진은 조력사망을 어디까지 허용할지를 둘러싼 논쟁에 대응하려는 조치다. 올해 초 정부 위원회도 조력사망 접근 확대를 권고하면서 정신질환만 있는 사람은 무기한 제외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고,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확대하고 더 공평하게 보장할 필요성을 함께 지적했다.

캐나다의 조력사망법은 2015년 대법원 판결 이후 마련됐으며, 처음에는 말기 환자에게만 적용됐다. 그러나 2019년 퀘벡의 한 판사가 자연사가 합리적으로 예견되는 사람에게만 제도를 허용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하면서 연방의회가 법을 개정해 대상을 넓히게 됐다.

2021년 개정법은 두 의사가 회복 불가능한 신체 질환으로 완화할 수 없는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확인한 성인에게 조력사망을 허용했다. 의회는 정신질환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이유로 정신질환만 있는 사람을 일시적으로 제외했고, 2023년과 2024년에도 그 조치를 연장했다.

최신 정부 통계에서 조력사망 사례의 95.6%는 자연사가 합리적으로 예견되는 사람에 해당했고, 그렇지 않은 사례는 4.4%였다. 후자에는 심각한 장애와 극심한 고통을 유발할 수 있는 다발성경화증이나 불치의 신경계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포함된다.

자유당은 별도로 발의된 의원 법안에도 대응하려 하고 있다. 이 법안은 조력사망을 규정한 형법 조항을 고쳐 정신장애를 중대하고 회복 불가능한 의학적 상태로 인정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다.

정신질환만 있는 사람에게도 조력사망을 허용해야 한다는 이들은 현행 규정이 헌법상 권리와 의료서비스 접근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프레이저 장관은 정부의 앞선 대상 확대 연기 결정에 대해 옹호단체 ‘다잉 위드 디그니티 캐나다’가 주도하는 연방 소송이 새 법안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인정했다.

정부는 조력사망의 ‘사전 요청’을 비범죄화하는 입법도 추진한다. 이는 알츠하이머병 등 일부 질환을 앓는 사람이 병으로 동의 능력을 잃기 전에 조력사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다.

현재 캐나다에서 사전 요청을 허용하는 관할 지역은 퀘벡뿐이며, 앨버타는 이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 프레이저 장관은 사전 요청 제도를 제공할지는 각 주가 결정할 것이라며, 법안은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가 그 행위로 범죄자 취급을 받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레이저 장관은 입법의 구체적인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