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국방정보국이 러시아가 앞으로 수개월 안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제한적으로 공격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현재 위험 수준은 낮으며, 회원국에 대한 전면 침공 가능성도 여전히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국방정보국은 2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나토 기반시설에 대한 장거리 타격을 가능한 공격 방식으로 꼽았다. 소규모 병력이 인접국에 제한적으로 침입할 가능성도 제시했으며, 이들이 소속 표식 없이 활동할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러시아가 회원국의 집단방위를 규정한 나토 조약 5조를 시험하려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이 유럽 동맹국을 지원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다고 러시아가 판단할 경우, 나토가 공동 대응하지 않을 것으로 계산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전면 침공 역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사이버 공격과 파괴 공작 등 ‘하이브리드 공격’도 향후 수개월간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회 기능을 마비시키는 사이버 공격이나 인명 피해 위험이 큰 파괴 공작이 그 예다. 보고서는 러시아가 유럽의 자원을 우크라이나 지원에서 다른 곳으로 돌리고, 나토가 공동 대응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내부 분열을 심화시키려 할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 발표 몇 시간 전에는 폴란드 중부 마조비에츠키에주의 스타링크 위성통신 시설에서 야간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크시슈토프 가프코프스키 폴란드 부총리는 시설을 무력화하려는 고의적인 파괴 공작이었다며, 우크라이나군을 포함한 여러 기관의 인터넷 접속에 차질이 생겼다고 밝혔다.

가프코프스키 부총리는 배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여러 징후가 러시아의 새로운 공격 교리와 맞아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24일 현재 시설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군의 주요 통신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 기반시설을 겨냥한 파괴 공작과 러시아의 연관성을 둘러싼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독일은 이달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에 대한 드론 공격 시도의 배후로 러시아를 공개 지목했다. 드론 공장 화재와 철도시설 파괴 사건들도 러시아와의 연관 가능성을 놓고 조사가 이뤄졌으며, 러시아는 이런 공격에 대한 개입을 부인했다.

나토의 공동 대응 의지를 둘러싼 우려도 제기됐다. 크렘린궁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지난주 나토 조약 5조 때문에 자국이 군사 분쟁에 끌려들어 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최근 유럽 정보기관 수장들이 러시아의 더 적극적인 행동 가능성을 경고하면서도, 그 시점이 얼마나 임박했는지를 두고는 견해가 엇갈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