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을 18년간 통치한 조제프 카빌라 전 대통령이 반정부 정치·군사 연합인 국가재건전선(FRN)의 수장을 맡았다. FRN은 지난 12일 민주콩고 동부 북키부주 주도 고마에서 출범했으며, 이 도시를 장악한 M23을 비롯한 반군 단체들이 참여했다.

14일(현지시간) AP·AFP 통신이 카빌라가 FRN 출범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고마의 카빌라 거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클로드 이발랑키 FRN 고문은 “폭정을 종식하기 위해 무력 사용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모든 저항 세력을 통합하고 조율하는 것”이 결성 목표라고 밝혔다. 참여 세력들이 각자의 병력과 자원, 수단을 모아 모든 콩고인이 조국 해방 과업에 나설 수 있는 행동의 틀을 마련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FRN에는 2023년 말 출범한 ‘콩고강 동맹’(AFC) 아래 결집했던 반군 단체들이 대거 합류했고, AFC 지도자 코르네유 낭가는 공동 부의장을 맡았다. 참여 무장단체의 핵심인 M23은 지난해 전격적인 공세로 고마와 남키부주 주도 부카부 등 동부 주요 도시를 장악했으며, 민주콩고와 미국 등은 이 반군이 르완다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지목하고 있다.

카빌라는 아버지인 로랑 카빌라 전 대통령이 암살된 뒤 29세였던 2001년 집권해 2019년까지 민주콩고를 통치했다. 2018년 12월 대선에서 승리한 펠릭스 치세케디 대통령은 2019년 1월 취임 이후 카빌라를 포용하며 협치를 시도했으나 두 사람의 관계는 악화했고, 카빌라는 2023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떠나 사실상 망명했다.

지난해 민주콩고 군사법원은 카빌라에 대한 궐석재판에서 그가 르완다 및 M23과 협력했다며 반역, 전쟁범죄, 반인도적 범죄, 반란 가담 등의 혐의로 사형을 선고했다. 카빌라는 당시 혐의를 부인하고 재판이 정치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코발트·구리·콜탄 등 전략 광물이 풍부한 민주콩고 동부는 M23을 비롯한 100여개 무장세력이 난립하면서 30년 넘게 분쟁을 겪어왔다. 민주콩고 정부는 지난해 6월 말 미국의 중재로 르완다와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다음 달 M23과도 휴전했지만, 이달에도 북키부주 마시시 등 여러 지역에서 M23과 친정부 무장세력 사이에 교전이 여러 차례 벌어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5월 에볼라가 창궐해 지금까지 9천명 이상이 확진되고 4천여명이 숨진 상황에서도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반정부 연합이 출범하면서 교전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며, 치세케디 대통령과 정부는 FRN 결성에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여러 전문가는 FRN 출범이 치세케디 정부에 중대한 도전이자 반군과의 평화협상에 상당한 걸림돌이 될 것으로 봤다. 캐나다 오타와대의 이본 무야 연구원은 AP에 FRN 결성이 카빌라와 치세케디의 직접적인 대결을 예고한다며 “군사적 측면에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무야 연구원은 미국의 압박 속에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되던 민주콩고 정부와 M23의 평화협상도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