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전국으로 확산한 시위가 폭력사태로 번진 데 대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책임을 지적했다. 26일(현지시간) 마르세유를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은 시위대의 정당한 요구를 검토하면서 질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대선을 반년 앞두고 이런 소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SNS는 우리 민주주의를 손상시킨다”며 극단화를 부추기고 폭력적 장면에 무뎌지게 하며, 일부는 최악의 충동을 자극하는 도구가 된다고 비판했다.

시위는 지난달 열악한 교육 여건에 항의하는 학생들의 움직임으로 시작됐으며, 공공부문 투자 부족과 물가 상승에 대한 반발이 가세하면서 전국으로 확산했다. 마르세유에서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시위가 시청 점거와 프랑스의 상징인 마리안느 흉상 파손으로 이어졌고, 일부 시위 현장에서는 공공시설 방화와 시설물 파손, 혼란을 틈탄 상점 약탈도 발생했다.

로랑 뉘녜즈 내무장관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전국 시위에서 1435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는 극좌 세력의 폭력 선동을 비판해 왔지만, 이번에는 니스와 몽펠리에 등 여러 도시에서 극우 조직이 조직적으로 모여 주로 극좌 세력을 겨냥하며 충돌하는 양상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는 31일(현지시간) 예정된 세 번째 대규모 주말 시위에서도 혼란이 빚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질서 유지에서 물러서지 않겠다고 강조하면서 국가 비상사태 선포는 필요하면 가능하지만 현재로서는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요구에 대한 정부 대책도 예고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정부에 정당한 요구를 검토하도록 요청했다며 이날 오후 중요하고 구체적인 조치가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와 장차관들은 고등학생·대학생 대표들과 면담한 뒤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현지 매체들은 선발 기준이 불투명하고 학생들의 진학 기회를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대학 입학 플랫폼 ‘파르쿠르쉽’(Parcoursup)의 개편 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학생들은 대체 교사 증원과 학교 시설 개보수, 수업시간 변경, 학급당 학생 수 감축도 요구하고 있으며, 정부가 지난 8일(현지시간) 발표한 대체 교사 3000명 증원 계획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