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 27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집권 연합이 과반 의석을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반네타냐후 성향의 유대계 야당들도 과반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 구성을 위한 연정 협상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스라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율 86% 기준 잠정 결과에서 네타냐후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전체 120석 중 26석으로 최다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리쿠드당을 포함한 친네타냐후 진영의 예상 의석은 53석으로, 2022년 총선에서 확보한 64석과 과반 기준인 61석에 모두 못 미쳤다.

반네타냐후 성향 유대계 야당 4곳은 가디 아이젠코트 전 참모총장이 이끄는 야샤르당의 21석을 포함해 총 48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아랍계 정당인 라암과 조인트 리스트의 예상 의석은 각각 7석과 12석이었다. 투표율은 77.7%로 1999년 이후 가장 높았다.

네타냐후에 대한 반대 여론이 야권 지지로 결집하지 못한 데는 팔레스타인 문제와 특정 종교 정당의 병역 면제 등에서 야권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는 “우리는 반드시 강력한 우파 민족주의 정부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고, 아이젠코트는 “국민은 변화에 투표했다”며 네타냐후의 정계 은퇴를 요구했다.

네타냐후가 기존 우파 정당들과의 결속을 유지하면서 야권 일부를 끌어들이면 재집권할 수 있다. 아이젠코트 주도 야권의 집권에는 아랍계 정당의 협조가 관건으로 꼽히며, 연정 구도 전망에서는 아랍계 의석이 18석으로 제시됐다. 야권이 기한 안에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면 재선거가 치러질 수 있고, 이 경우 네타냐후가 과도정부를 이끌게 된다.

아이젠코트는 전시내각에 참여했던 군 참모총장 출신으로, 가자전쟁에서 인질 구출을 위한 협상 기회를 살려야 한다며 군사적 압박을 우선한 네타냐후와 대립해왔다. 다만 아이젠코트 역시 안보 문제에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로이터통신은 지도자가 바뀌더라도 이란전쟁 정책은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서안지구 정착촌과 가자지구 전후 통치 구상에서는 조정 가능성이 거론된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아이젠코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전후 구상 추진에 더 적극적이고, 서안지구의 유대인 극단주의자들에게도 강경하게 대응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