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의회가 2027년 총선부터 상·하원 선거를 완전 비례대표제로 전환하고, 득표율 42%를 넘긴 정당 연합에 보너스 의석을 부여하기로 했다. 기존 소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를 혼합한 방식을 바꾸면서 일정 득표율을 넘긴 연합에 추가 의석을 배정하는 구조다.
로이터통신은 이탈리아 하원이 8일(현지시간) 개정안을 찬성 227표, 반대 164표로 최종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5일 상원 통과에 이어 하원에서도 가결되면서 입법 절차가 마무리됐다.
보너스 의석은 전체 400석인 하원에서 최대 70석, 전체 200석인 상원에서 최대 35석이다. 보너스 의석을 포함해 해당 연합이 최종 확보하는 의석은 하원 220석, 상원 113석을 넘을 수 없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 연합이 안정적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도록 지원해 국정 안정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개정을 옹호해 왔다. 반면 야권은 보너스 의석 배정이 유권자의 표심을 왜곡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오성운동(M5S)의 주세페 콘테 전 총리는 8일 최종 표결을 앞두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들에게 맞는 옷을 재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새 법은 정당 연합이 선거 전에 총리 후보를 지정하도록 의무화했다. 야권에서는 민주당(PD)의 엘리 슐라인 대표와 콘테 전 총리가 총리 후보 자리를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개정안 추진 당시에는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들(FdI)을 중심으로 한 집권 우파 연합이 여론조사에서 앞섰다. 그러나 지난 2월 신생 강경우파 정당 국민의 미래(FN)가 등장한 뒤 우파 지지층이 분산되고 있으며,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중도좌파 연합이 근소하게 앞선 경우도 있었다.
이탈리아 헌법재판소는 과거에도 승자에게 추가 의석을 주는 선거법 조항에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2014년에는 최소 득표율 요건 없이 승리 정당에 과반 의석을 보장하는 조항을, 2017년에는 보너스 의석 배정을 위한 결선투표 조항을 위헌으로 판단했다.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도 선거 승자에게 추가 의석을 배정하는 제도를 운영한다. 그리스는 총선 제1당의 득표율이 25% 이상이면 20~50석을 추가로 주고, 이탈리아에 둘러싸인 산마리노는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이나 연합에 전체 60석 중 최소 35석을 보장한다.
프랑스는 인구 1000명 이상인 기초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최다 득표 정당이나 연합에 전체 의석의 절반을 먼저 배정한다. 나머지 의석은 득표율에 따라 나눈다.
멜로니 총리의 임기는 2027년 10월까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