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1년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대만에 관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관계 개선 메시지를 보냈지만, 중국은 발언 자체를 바로잡으라고 요구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대만에 대한 정부 입장이 1972년 중·일 공동성명과 같다고 밝혔다.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라는 중국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는 기존 입장으로, 다카이치의 발언을 직접 철회하는 대신 이를 재확인해 갈등을 봉합하려는 것이다. 다카이치도 총리관저에서 중국을 중요한 이웃 국가로 지칭하며 공통 과제에 관해 소통하고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공동성명 재확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지도자가 대만에 대한 무력 개입 신호를 보내 중국의 국가주권에 도전했다며, 양국 관계가 어려움에 처한 책임이 전적으로 일본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당국이 1년 동안 잘못을 시정하려는 성의와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며 대만 문제에 관한 잘못된 언행을 바로잡으라고 요구했다.

공동성명을 활용한 절충 시도는 앞서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민간 중·일 경제교류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한 이와야 다케시 전 외무상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에게 양국 정부가 공동성명의 취지를 다시 확인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철회에 따른 다카이치의 국내 정치적 부담을 줄이면서 사실상 철회 효과를 내자는 취지였지만, 왕이는 모호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이 관계 개선에 나서는 배경으로는 경제적·외교적 부담이 거론된다. 양국 관계 악화 이후 중국의 핵심광물 수출 규제와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이어지면서 일본은 실질적인 손실을 입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를 위해 일본을 건너뛰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거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대미 의존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진단이다.

오는 18~19일(현지시간)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카이치와 시진핑의 회담이 성사될지도 불투명하다. 회담이 열리지 않으면 2022년 이후 매년 이어진 중·일 정상 간 대면 회담이 처음으로 끊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