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4일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가자지구 집단학살 주장을 부인하며 이스라엘을 비판해온 국가와 인사들을 공격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각국 대표 수십 명은 연설이 시작되자 퇴장했고, 일부는 야유를 보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핵시설 공격을 정당화하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점령지 요르단강 서안, 시리아, 레바논, 이란, 예멘 후티 반군, 이라크 민병대를 상대로 ‘7개 전선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한 대이란 전쟁에 대해서는 핵시설 파괴가 어려운 작전이었지만 총리로서 내린 가장 쉬운 결정 중 하나였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전날 연설에서 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대응을 비판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핵무기는 이스라엘에 있지만 사찰단은 이란에 있다”며 이스라엘의 공격과 이란에 대한 제재에 이중 잣대가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튀르키예를 반유대주의적 거짓말을 퍼뜨리는 나라라고 비난하고, 이스라엘의 오랜 협력국인 영국과 프랑스도 겨냥했다. 두 나라는 이스라엘의 행동에 대한 비판을 강화하고 점령지 서안에서 나오는 이스라엘 수출품에 제한적 제재를 부과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국과 프랑스가 이스라엘을 식민주의로 비난할 자격이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튀르키예 대통령실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향한 공격이 유엔의 평화·법치·대화 이념과 맞지 않는다고 대응했다. 부르하네틴 두란 대통령실 공보국장은 X에 올린 성명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으로 가자지구의 인도적 참사나 그에 대한 국제법상 절차를 가릴 수 없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감사를 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양국 조종사가 이란 상공에서 공동 작전을 수행했고 가자지구에 남은 인질들을 데려오기 위해 협력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는 발언이 나오자 미국 대표단도 이스라엘 대표단과 함께 박수를 보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의 뉴욕 방문 때 체포를 추진하겠다고 했던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도 반유대주의자라고 비난했다. 맘다니 시장은 이를 근거 없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하며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집단학살을 미화하려는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에서 총회에 참석했다. ICC는 2024년 그가 가자지구 전쟁범죄에 책임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밝혔으며, 네타냐후 총리는 혐의를 부인한다. 유엔 밖에서는 시위대가 전쟁 중단과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 중단을 요구했고, 배우 수전 서랜던을 포함한 여러 시위 참가자가 구금됐다고 알자지라는 보도했다.

이번 연설은 10월 27일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이뤄졌다. 애틀랜틱카운슬 유라시아센터의 아리엘 코언 선임연구원은 알자지라에 네타냐후 총리가 정치적 생존을 위해 이스라엘 유권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며, 선거 유세장에서 할 성격의 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짧은 뉴욕 방문을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며, 미국 고위 지도자들과의 회담은 예정돼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