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에서 미 해병대원이 여성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 BBC의 4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미국에 장병 기강 강화를 요구했으며, 일본 외무성은 이날 조지 글래스 주일 미국대사를 초치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토요일 이른 아침 오키나와현 나하시의 한 호텔에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피해자가 야기 안나(39), 용의자가 오키나와의 미 해병대 후텐마 항공기지에 주둔하는 데빈 제이컵 밸러드(20)라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번 사건을 잔혹하고 극악한 강도·살인 사건으로 규정하고, 미국 측에 장병 기강을 더 엄격히 확립하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방위상도 소셜미디어에 강한 분노를 표하며 미군 관련 사건·사고가 지역사회에 큰 불안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미 해병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속 대원의 중대한 범죄 혐의와 관련해 일본 당국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 유족에게도 애도를 표했다. 도쿄의 주일 미국대사관 역시 일본 정부와 현지 경찰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키나와현 지사는 미군 측에 사건 재발 방지 조치를 거듭 요구해왔다며, 이번 사건이 기강 부족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비슷한 일이 다시 발생한 만큼 미군의 기강 유지와 장병 교육 등이 전혀 효과를 내지 못한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오키나와에는 여러 미군 기지가 있으며,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 5만4,00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배치돼 있다. 과거에도 미군 관련 사건이 주민들의 항의로 이어졌다. 1995년에는 12세 소녀 성폭행 사건 이후 수만 명이 거리 시위에 나섰다.

BBC는 2024년에만 오키나와에서 미군 관련 성폭력 사건이 4건 발생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미성년 소녀를 성폭행하고 납치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공군 소속 브레넌 워싱턴의 사건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