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 파나마에서 9일(현지시간) 규모 7.7의 강진에 이어 규모 6.6의 지진이 발생해 중부 베라과스·에레라·로스산토스주 등에 피해가 집중됐다. 건물 붕괴와 도로 균열, 전력 공급 차질이 잇따랐고 수도 파나마시티에서도 주민들이 거리로 대피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첫 지진은 이날 낮 12시56분쯤 남부 에레라주 피탈로사 아리바에서 서남서쪽으로 약 12㎞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파악한 진원 깊이는 12.6㎞다.
USGS는 지진 규모를 처음 8.0으로 발표한 뒤 7.6으로 낮췄다가 다시 7.7로 조정했으며, 파나마대 지구과학연구소는 7.2로 추산했다. 이후 태평양 연안에서 규모 6.6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했고 규모 5.8·5.5·5.2의 여진도 이어져, 파나마대 지진학자들은 크고 작은 여진을 45차례 넘게 집계했다.
파나마시티에서 약 150㎞ 떨어진 페노노메에서는 건물 일부가 무너지고 잔해에 맞아 다친 사람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다만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이날 저녁까지 공식 확인된 사망자나 부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페노노메의 성당 일부가 붕괴하고 지방정부 청사와 호텔 건물도 파손됐으며, 현지 언론은 로스산토스주의 국가문화유산인 산아타나시오 성당도 붕괴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도로에는 커다란 균열이 생겼고 전국 6개 주에서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진앙에서 약 200㎞ 떨어진 파나마시티에서는 건물이 흔들렸으며, 인접한 콜롬비아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 에레라주 주민 로센도 도밍게스(60)는 AP통신에 부엌의 물건들이 쓰러졌지만 자신은 다치지 않았다며 “모두가 두려움에 떨며 밖으로 나와 있다”고 말했다.
파나마 당국은 지진 직후 학교 오후 수업과 파나마시티 지하철 1·2호선 운행을 중단했다. 중미의 주요 항공 허브인 토쿠멘 국제공항도 항공기 운항을 일시 중단했으나 안전 점검을 거쳐 이날 오후 운영을 재개했다.
세계 주요 해상 물류 통로인 파나마 운하는 정상 운영됐다. 파나마 운하청은 선박과 승무원 등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시설 피해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기상당국은 강진 직후 파나마·콜롬비아·에콰도르·니카라과·과테말라 등의 태평양 연안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가 이후 해제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최대 1∼3m 높이의 파도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파나마대 지구과학연구소 관계자는 로스산토스주 남부 해안에서 높은 파도가 예상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슬라카냐스 해안에서는 바닷물이 일부 주택까지 밀려들었다고 설명했다.
물리노 대통령은 국민에게 침착하게 대응할 것을 당부하고 피해 지역에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도록 지시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파나마 측의 요청에 따라 지원 인력과 자원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나마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해 지진 활동이 활발한 지역이다. 1991년에는 코스타리카와 파나마 접경 지역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해 23명이 숨지고 559명이 다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