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이 우에노 은행을 둘러싼 특혜 의혹 속에 5일(현지시간) 사임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페냐 대통령은 이날 영상 연설에서 “국가의 안정과 사회적 평화, 민주주의 제도를 지키기 위해 사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날 야당 의원 35명이 하원에 탄핵소추안을 제출했으며, 정치적 후견인인 호라시오 카르테스 전 대통령과 집권 콜로라도당까지 등을 돌린 것이 사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우에노 은행은 핀테크 업체로 출발해 페냐 행정부 출범 이후 파라과이 성인 인구의 약 60%에 해당하는 고객 300만 명을 확보한 대형 디지털 은행으로 성장했다. 페냐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이 은행의 행장이었던 카를로스 카르발로를 중앙은행장으로 발탁했다.

페냐 정권에서 우에노 은행에 투입된 공적 자금은 8억~8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약 3억8000만 달러는 파라과이 국가 연기금인 IPS의 자금이었다.

파라과이 중앙은행은 우에노 은행의 지급능력비율이 법정 최저 기준인 12%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자 지난 3일(현지시간) 은행 정리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후 영업과 금융 서비스가 전면 중단되면서 예금을 인출하려는 고객들이 지점으로 몰리는 뱅크런 사태가 발생했다.

은행 부실은 페냐 대통령이 과거 우에노 은행을 지배하던 기업집단의 주식을 보유했다가 지난해 전량 매각한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정권 차원의 특혜 논란으로 번졌다. 페냐 대통령은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대통령직은 페드로 아야나 부통령이 승계한다. 현지 매체 라나시온에 따르면 라울 라토레 하원의장은 5일(현지시간) 의회가 오후 5시 페냐 대통령의 사임을 수리한 뒤 오후 6시 알리아나 부통령의 대통령 취임 선서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페냐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다자 안보 협의체 ‘아메리카의 방패’의 주요 회원국 정상으로, 미군의 파라과이 내 활동을 확대하는 군사협력 협정을 추진해 왔다. CNN 브라질은 그의 사임이 중남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연대한 우파 진영의 세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