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볼라크로보프스카의 통신시설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튀르키예 국적자 2명이 12일 독일에서 체포됐다. 방화 대상이 된 시설은 폴란드 국영 통신사 엑사텔이 운영하는 기지국으로,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통신망도 이용한다.

dpa통신 등이 13일(현지시간) 전한 폴란드·독일 당국 발표에 따르면 두 용의자는 독일 남서부 뉘르팅겐 기차역에서 붙잡혔으며, 경찰은 범행을 입증할 영상과 지문, DNA 흔적 등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폴란드 방송사 RMF FM은 또 다른 용의자 2명도 검거됐고, 이 가운데 베를린에서 붙잡힌 여성은 운전과 물류를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마르친 키에르빈스키 폴란드 내무장관은 용의자들을 송환한 뒤 외국 정보기관의 지시를 받아 파괴공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폴란드 안보 기관을 총괄하는 토마시 시에모니아크 특수활동조정관은 “이 사보타주(파괴공작) 행위의 배후가 러시아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러시아가 조직범죄에 연루된 이들을 점점 더 많이 고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은 지난 9월 23일 바르샤바에서 남쪽으로 약 40㎞ 떨어진 볼라크로보프스카의 기지국에서 발생해 배전시설과 발전기를 손상시켰다. 검찰은 폴란드와 다른 중동부 유럽 국가에서 스타링크 인터넷 접속을 방해하는 것이 이번 방화공작의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폴란드 정부는 전쟁으로 인터넷 접속에 차질을 겪는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단말기를 구입해 제공하고 운용 비용도 부담하며 통신을 지원하고 있다. 유럽 각국은 방화나 기반시설 공격 등 정치적 동기가 의심되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러시아를 의심해왔지만, 러시아는 이런 의혹을 ‘히스테리’이자 ‘러시아 혐오 선전’이라며 모두 부인하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지난 10일 새벽 한 학교 부지에 있던 우크라이나 구호물자 창고가 화재로 전소됐다. 이곳은 우크라이나에 보낼 의약품과 소방 장비, 침구, 식료품 등 지원물자를 임시로 보관하던 창고로, 경찰은 현장 증거를 검토한 결과 누군가 고의로 불을 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구호단체 ‘우크라이나를 위한 프랑크푸르트’의 유마스 메도프는 “소셜미디어에서 몹시 비판적인 댓글을 받아 오래전부터 불길했다”며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세력이 창고를 공격한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