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동서를 잇는 송유관이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 공격으로 파괴된 가운데 한국 정유업계는 9~10월 원유 도입 물량을 상당 부분 확보해 단기적인 수급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11월 이후에는 사우디산 조달 불확실성과 원유 프리미엄·운임 상승이 겹칠 수 있어 정부가 정유·해운업계와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사우디아라비아 동서를 연결하는 송유관이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 공격으로 파괴되면서 한국 정부와 정유업계가 원유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9~10월 도입 물량을 상당 부분 확보해 이번 가동 중단이 즉각적인 물량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원유는 통상 2~3개월 전에 계약과 선적 절차를 거쳐 국내로 들어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10월까지 도입 예정 물량이 확보돼 있어 당장 중대한 수급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유업계는 7~8월 도입 원유를 전년 대비 100% 이상 확보했고 9~10월 물량도 전년 대비 90% 이상 확보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국내 원유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11월 이후 새로 확보해야 하는 물량에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지난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0.05달러로 전주보다 9.4% 상승한 반면 두바이유는 123.66달러로 일주일 만에 21.3% 올랐다. 송유관 가동 중단 이후 14일 브렌트유와 WTI도 각각 배럴당 107달러와 102달러를 넘어섰다.
정유업계에서는 기준 유가에 산유국과 유종별로 추가되는 원유 프리미엄 상승도 부담으로 꼽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안정적인 원유 확보 경쟁이 커질 경우 정유사들이 실제 원유를 들여오는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급망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이어지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통항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오만 주도의 이란·걸프국 외교장관급 회의가 개최 하루 전인 13일 연기됐고, 사우디 동서 송유관 복구에는 최장 6주가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14일 정유·해운업계와 원유 수급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열어 국내 도입 물량과 운송 상황을 점검했다. 산업통상부는 수에즈운하 등 우회 항로로 전환하는 방안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