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중부에서 고속열차 두 대가 충돌해 최소 64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열차에 탑승했던 한국인 6명도 경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현지시간 오늘(28일) 오전 9시쯤 수도 마드리드에서 남쪽으로 약 120㎞ 떨어진 카스티야라만차주 톨레도 지역 우르다 인근에서 민영 철도회사 이리오와 국영 철도회사 렌페의 고속열차가 충돌했다.
두 열차에는 총 544명이 탑승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충돌 과정에서 여러 객차가 탈선해 선로 아래 둑으로 넘어지고 차량이 심하게 파손됐다.
에밀리아노 가르시아파헤 카스티야라만차 주지사는 사망자가 최소 64명으로 집계됐지만,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모니카 가르시아 보건장관은 구조대가 파손이 심한 객차 두 칸에서 생존자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수석 주스페인 한국대사는 한국인 부상자 6명에게 영사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추가 피해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존 승객들은 충돌 당시 사람들이 객차 안에서 튕겨 나왔고 열차가 기울어져 있었다고 증언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은 뒤따르던 렌페 열차가 앞서 달리던 이리오 열차에 대한 신호를 제대로 받지 못했을 가능성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소식통을 인용해 이리오 열차가 신호 문제로 철도 인프라 관리업체 ADIF의 지시에 따라 정차해 있던 중 다른 열차가 추돌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사고에 충격을 받았다며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애도와 지원의 뜻을 전했고, 펠리페 6세 국왕과 유럽연합(EU) 지도부도 위로 메시지를 발표했다.
산체스 총리와 제1야당 국민당 지도부는 사고 이후 선거 유세 일정을 연기했으며, 스페인축구협회도 이날 예정됐던 코파델레이 경기 24경기를 모두 취소했다.
이번 참사는 지난 1월 안달루시아주 코르도바도 아다무스 인근에서 열차 충돌로 46명이 사망한 지 약 9개월 만에 발생했다.
당시 사고 이후 스페인 철도의 유지·보수 투자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이어졌으며, 2013년 발생한 열차 탈선 사고에서도 약 80명이 목숨을 잃었다.
스페인은 총연장 3,900㎞가 넘는 유럽 최대 규모의 고속철도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규모로는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