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습관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과 전체 사망 위험을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바실리오스 바실리우 교수 연구팀은 의학저널 American Journal of Cardiovascular Drugs(AJCD)에 계단 오르기와 심혈관 건강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해(2025년) 4월까지 PubMed와 Embase 등 주요 의학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관련 연구를 검토해 최종적으로 9개 연구를 선정하고, 약 48만 명의 자료를 종합해 분석했다.

이 가운데 심혈관질환 사망률과 전체 사망률을 함께 조사한 5개 연구에는 45만5,619명이 포함됐다.

연구 대상자의 연령은 35~84세였으며, 여성은 약 53%였다. 추적 관찰 기간은 중앙값 14년이었다.

분석 결과, 평소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은 계단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39% 낮았다.

또한 암이나 사고 등을 포함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도 2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근경색과 뇌졸중, 심부전 등 주요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가능성 역시 계단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서 더 낮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계단 오르기가 별도의 운동기구나 시설 없이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제1저자이자 공동 교신저자인 소피 패독 박사는 계단 오르기를 출퇴근이나 집안일, 외출 등 일상적인 활동에 자연스럽게 포함할 수 있다며, 운동할 시간이 부족하거나 별도의 운동을 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실용적인 신체활동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단 오르기는 중강도에서 고강도에 해당하는 신체활동으로, 심박수와 에너지 소비량을 높여 심폐 기능과 혈관 기능을 개선하고 혈압과 혈당 조절, 지질 대사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하체 근육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근력과 신체 기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계단을 많이 오를수록 무조건 건강에 더 좋은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영국 바이오뱅크 자료를 활용해 44만2,027명을 분석한 별도의 연구에서는 하루 약 6개 층, 60계단까지 계단을 오르는 동안 건강상 이점이 증가했지만, 그 이상에서는 추가적인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계단 오르기와 사망 위험 감소 사이에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됐지만, 이번 연구 결과만으로 계단 오르기가 사망 위험을 직접 낮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계단을 오르는 횟수와 층수, 운동 강도에 따라 건강 효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가장 효과적인 운동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바실리우 교수는 심혈관질환은 규칙적인 신체활동과 건강한 식습관, 금연, 적정 체중 유지, 혈압·콜레스테롤·혈당 관리 등을 통해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며, 계단 오르기 역시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신체활동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