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주 동안 학생들의 SAT 수업을 시켜보면서 오래 교육 현장에 있었던 나에게도 새롭게 다가온 문제가 있었다.
학생들은 열정적인 선생님의 지도하게 분명 공부하고 있었다.
SAT 지문을 읽고, 문제를 풀고, 시험을 보고, 틀린 문제도 리뷰했다. 그런데 일정 수준에서 점수가 더 이상 오르지 않는 학생들이 있었다.
처음에는 어휘와 문법, 문제풀이 전략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학생 옆에 앉아 문제를 어떻게 풀고 있는지를 하나하나 관찰하면서 다른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비교적 정확하게 사고하던 학생이 두세 단계의 추론이 필요한 문제에 들어가면 급격히 지쳤다.
지문에서 근거를 찾고, 앞뒤 정보를 연결하고, 선택지를 비교해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 과정을 생략하고 “이것 같은데요”라며 답을 골랐다.
또 어떤 학생은 지문을 끝까지 읽었는데도 바로 뒤에 “무슨 내용이었니?”라고 물으면 핵심 주장을 설명하지 못했다.
30년 넘게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나는 이것을 단순한 SAT 점수의 문제로만 볼 수 없었다.
지금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Deep Reading, 즉 깊이 읽는 능력의 회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뇌는 우리가 반복하는 방식에 적응한다
오늘의 학생들은 이전 세대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접한다.
그러나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과 한 가지 정보를 깊이 이해하는 능력은 전혀 다른 인지 활동이다.
스마트폰에서는 몇 초마다 새로운 자극이 등장한다.
영상이 재미없으면 넘기고, 메시지가 오면 읽던 것을 중단하고, 모르는 것이 나오면 검색하고, 복잡한 질문은 AI에게 바로 묻는 환경 속에서 물을 수 있다.
이 환경에서는 뇌가 계속해서 선택하고, 전환하고, 반응하는 일을 한다.
문제는 공부에 필요한 뇌의 작동 방식은 상당히 다르다는 것이다.
복잡한 글을 이해하려면 한 문장에서 얻은 정보를 작업기억에 유지한 채 다음 문장과 연결해야 한다.
저자의 주장과 근거를 구별해야 하고, 앞뒤 논리를 비교하고, 때로는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결론까지 추론해야 한다.
우리가 잃어가는 것은 독서량만이 아니다
책은 많이 읽으라는 말보다 깊이 읽으라는 말을 더 자주 듣는다.
깊이 읽는다는 것은 페이지를 많이 넘기는 것이 아니다.
한 문장을 이해하지 못했을 때 다시 돌아가는 것, 저자가 왜 이 표현을 사용했는지 생각하는 것, 앞에서 읽은 내용을 뒤의 주장과 연결하는 것, 글을 덮고 자신의 언어로 설명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은 기억하고, 집중하고, 다른 자극을 억제하고, 자신이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점검한다.
또, 화면으로 읽는 것 자체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지만 실제 연구에서도 숙련된 독자는 화면에서도 높은 이해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결과가 있다.
따라서, 읽기 능력이 낮은 학생일수록 화면에서 이해도가 더 떨어지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시간 압박이 있는 정보 성 글에서도 종이에 비해 화면 읽기에서 불리한 현상이 보고되어 왔다.
핵심은 종이냐 화면이냐 보다 어떤 방식으로 읽느냐 이다.
Deep Reading은 저절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학교와 가정에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매일 일정 시간 ‘방해받지 않는 읽기’를 만들어야 한다. 15분부터 시작해 20분, 30분으로 늘려도 된다.
이 시간에는 휴대전화가 책상 위에 있어서는 안 된다. 알림을 꺼놓는 정도가 아니라 가능하면 물리적으로 다른 공간에 두는 것이 좋다.
목표는 책 한 권을 빨리 끝내는 것이 아니다.
한 가지 대상에 주의를 지속하는 시간 자체를 훈련하는 것이다.
둘째, 읽은 뒤 반드시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하게 해야 한다. “무슨 내용이었어?”라는 질문만으로는 부족하다.
저자의 핵심 주장은 무엇인지, 어떤 근거를 사용했는지, 중요한 전환은 어디였는지, 자신은 어디에 동의하거나 반대하는지를 말하게 해야 한다.
이것을 나는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하게 본다.
읽은 내용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상당한 경우 아직 제대로 이해한 것이 아니다.
셋째, 어려운 글을 피하지 않게 해야 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현재 독해 수준보다 약간 어려운 글을 읽어야 한다.
역사, 과학, 경제, 철학, 사회문제처럼 서로 다른 분야의 긴 글을 접하게 해야한다.
배경지식이 쌓이면 새로운 글을 이해할 때 기존 지식과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독해 속도와 깊이가 함께 발전한다.
넷째, 즉각적인 답을 주는 습관을 줄여야 한다. 모르는 단어가 나왔다고 즉시 검색하고, 어려운 질문이 나왔다고 바로 AI에게 묻기 전에 먼저 문맥에서 추론하게 해야 한다.
나는 앞으로 AI 시대의 중요한 교육 원칙 중 하나가 “Answer Delay”, 즉 답을 조금 늦게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생각하게 하고, 가설을 세우게 하고, 근거를 찾게 한 뒤 마지막에 AI나 검색을 사용해야 한다.
AI를 금지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고하기 전에 AI를 사용하는 것과 사고한 뒤 AI를 사용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전혀 다른 경험이다.
마지막으로, 인지적 지구력도 훈련해야 한다. SAT 한 세트를 풀게 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처음에는 15분 동안 집중해서 읽고 사고하게 하고, 20분, 30분, 40분으로 시간을 늘려가며
마지막까지 사고의 질을 유지하도록 훈련해야 한다. 운동선수가 체력을 만드는 것처럼 학생에게도 생각하는 체력이 필요하다.
AI 시대에 더 중요해지는 인간의 능력
나는 AI가 학생들의 학습을 크게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AI가 더 강력해 질수록 학교는 인간에게 남아 있어야 할 능력을 더 의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AI는 몇 초 만에 글을 요약할 수 있다.
답을 찾아주고, 에세이의 구조도 만들어준다.
그렇다면 앞으로 학생의 경쟁력은 단순히 정보를 찾는 속도에서 나오지 않는다.
무엇이 중요한 질문인지 판단하는 능력, 긴 글을 끝까지 이해하는 능력, 여러 정보를 연결하는
능력, 근거를 의심하는 능력,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내는 능력에서 나온다.
지난 여름 SAT 교실에서 내가 본 학생들의 모습은 그래서 나에게 하나의 경고처럼 다가왔다.
문제는 SAT가 아니었다.
우리는 오랫동안 아이들에게 더 빨리 읽고, 더 빨리 찾고, 더 많은 문제를 풀라고 요구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반대로 가르쳐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천천히 읽어라.
끝까지 생각하라.
쉽게 답을 찾지 마라.
그리고 한 가지 생각에 오래 머물러라.
Deep Reading은 과거의 독서 습관을 되살리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AI 시대에 학생들이 자신의 사고를 잃지 않기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미래의 핵심 역량이다.

